한국일보

제 사주 어떤가요?…점집 찾는 한국 기독교인 늘어

2026-05-1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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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인 30%, ‘무속=위로수단

▶ 교인 25%, ‘부적도 오케이’
▶ 전통 기복주의 신앙이 원인

최근 한국 방송가에서 무속 신앙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부쩍 눈에 띈다. 예능과 드라마, 유튜브 콘텐츠까지 사주, 타로, 신점이 일상처럼 소비되면서 무속이 주류 문화로 치부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 무속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기독교통계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기독교인들마저 무속 신앙을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무속 시장 1조4,000억 원 규모

한국의 무속 시장은 대규모 산업 분야와 맘먹는 규모로 성장했다. 국가데이터처 전국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사업체 수는 1만950개, 종사자는 1만1,593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비교하면 사업체 수는 약 21%, 종사자는 약 19% 증가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무속 콘텐츠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콘텐츠 집계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 4월 유튜브에서 ‘무당’ 관련 채널은 1,588개, ‘사주’는 1,105개, ‘타로’는 2,412개가 운영되고 있었다.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 ‘혁신의 숲’은 한국 점술 시장 규모를 약 1조4,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성인 인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국민 1인당 연간 약 3만2,000원을 무속 관련 서비스에 지출하는 셈이다.

■ 교인 30% ‘무속은 위로 수단’

무속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 인식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국민의 약 55%는 무속을 ‘개인적 위로 수단’으로 인식했다. 기독교인의 약 65%는 무속을 ‘미신’으로 여기고 있지만, 약 30%에 달하는 교인은 무속을 위로의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 약 82%는 ‘사회가 불안할수록 운세나 점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데 동의했다. 경기 침체와 취업난, 미래 불안 속에서 무속을 심리적 안정 장치로 받아들이는 국민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 약 69%는 ‘점이나 운세를 통해 마음의 안정이나 희망을 얻을 수 있다면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약 53%는 ‘점, 관상, 풍수지리 등이 어느 정도 맞는다’라고도 응답했다.

■ 교인 절반 풍수지리 참고

무속이 재미를 넘어 실제 삶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최근 3년 내 무속 이용 경험이 있는 국민 가운데 절반(약 50%)은 ‘무속 결과가 자신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는데, 여성(약 55%)과 20대(약 59%)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불확실성이 큰 현실 속에서 젊은 세대가 무속적 조언을 삶의 판단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무속 행위에 대한 거부감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 국민들은 굿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속 행위에 대해 절반 이상이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생각은 교회 안에서도 나타났다. 교인의 절반은 점, 운세와 이사와 결혼 택일을 허용 가능하다고 봤고, 약 55%는 풍수지리에 대해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교인 4명 중 1명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녀도 괜찮다’고 답했다.


■ 교인 5명 중 1명 ‘최근 3년 내 무속 경험’

실제로 무속을 경험한 국민도 적지 않았다. 최근 3년 사이 무속을 경험한 비율은 일반 국민 약 48%, 교인 중 약 20%로 조사됐다. 교인 5명 중 1명꼴로 무속을 접한 셈이다. 무속을 이용한 교인의 평균 이용 횟수는 2.7회로 일반 국민과 같았다. 이용 유형은 모두 점과 운세가 가장 많았고, 이사, 결혼 택일이 뒤를 이었다.

무속 이용 방식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는 추세다. 점이나 운세를 본 일반 국민 가운데 약 55%는 스마트폰 운세 앱을 사용했다. 이어 일반 점집(약 36%), 타로 카페(약 15%), 유튜브 타로 영상(약 14%) 순이었다.

■ 신앙적으로 거리낌 없다

무속 이용 경험에서 신앙적 갈등을 느끼지 못하는 교인도 많았다. 최근 3년 내 무속 경험이 있는 교인 가운데 약 43%는 ‘무속 이용 시 신앙적 갈등이 없었다’고 답했다. 무속과 기독교 신앙을 충돌 관계로 인식하지 않는 교인이 상당수라는 조사 결과다.

목회자들이 느끼는 교인의 무속 이용에 대한 위기감도 높았다. 목회자의 약 82%는 ‘기독교 신앙 안에 무속적 요소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목회자들이 꼽은 대표적 무속 요소 1위는 ‘헌금하면 복 받는다는 설교’(약 62%)였다. 이어 ‘목회자 개인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신격화’(약 51%), ‘믿음이 약해 병이 낫지 않는다는 판단’(약 48%), ‘예언, 병 고침, ‘축귀’(귀신 쫓아 냄)에 대한 맹신’(약 47%) 등이 뒤를 이었다. 무속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원인으로는 ‘기복주의 신앙’(52%)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현세적 복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신앙 형태가 결국 무속적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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