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버·네이버, 배민 인수 추진 “이동 인프라에 배달 생태계 결합… 플랫폼 주도권 노려”

2026-05-19 (화) 12:00:00 서울경제=권순철·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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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모 지분도 50% 이상 확보 나서

▶ 배민 포함 10조대 자금 투입 전망
▶ 네이버는 퀵커머스로 쿠팡 견제

글로벌 모빌리티 공룡 우버가 한국 시장에서 배달·모빌리티 분야 전방위 투자를 계획하고 나선 것은 치밀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우버가 배달의민족 인수를 완수하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까지 성공적으로 결합한다면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지형은 우버가 주도권을 쥐는 방식으로 대대적인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경쟁하는 네이버도 아마존과 같은 스마트스토어로 도약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가운데 우버의 컨소시엄 구성 제안을 전격 수용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버는 한국 시장에서 배달과 이동 인프라를 석권하겠다는 초대형 투자 청사진을 구상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배민의 예상 인수 가격은 8조 원 안팎이다. 우버와 네이버 컨소시엄의 ‘8대2’ 지분율을 적용하면 우버가 직접 조달해야 할 자금만 6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소수 지분 인수와 추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추가 지분 매입까지 염두에 둘 경우 배민 포함 양 사 지분 확보에만 총 10조 원대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한국 시장 내 택시 호출과 배달 플랫폼 양대 부문에서 부진을 겪었던 우버가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로컬 1위 사업자들을 삼키는 정공법으로 선회한 셈이다.

우버와 네이버가 지분 구도를 ‘8대2’로 짠 배경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문턱을 넘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11조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이 다른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을 소유하게 되는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현재 두나무 합병 건으로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는 네이버로서는 배민 인수로 인한 독과점 논란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지분율을 규제 기준선 바로 아래인 19.9%로 묶어두면서 심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회피하겠다는 게 컨소시엄의 복안으로 풀이된다.

우버 역시 지배력과 신뢰도가 높은 네이버를 파트너로 활용해 한국 시장에서 자리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우버는 한국에서 쓰라린 실패 경험을 갖고 있다. SK그룹과의 합작법인 우티(UT)가 수년간 고전하자 지난해 협력 관계를 청산하고 잔여 지분 49%를 전량 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에 앞서 2019년에는 우버이츠를 철수시킨 바 있다. 배민 인수를 통해 미국의 우버이츠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 쿠팡이츠와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버의 야심은 배달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국내 모빌리티 분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우버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대주주 측에도 경영권 인수 의향을 전달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적투자자(FI)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28%와 칼라일의 지분 17%를 흡수하고 여기에 대주주인 카카오 측 지분(57.2%) 일부까지 묶어 궁극적으로는 총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경영권까지 손에 쥐겠다는 시나리오다.


실제 우버의 구상대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동 인프라와 배민의 라이더 풀이 결합하면 퀵서비스 등 도심 라스트마일 물류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서류 등 퀵 배송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며 신사업 확장 역량을 증명해냈다. 배민의 플랫폼까지 결합될 경우 앞으로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택시 등 차량 호출망과 배달 물류망이 우버의 시스템 하나로 통제되는 구조다.

네이버 역시 우버와의 동맹을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네이버는 최근 컬리·넷플릭스 등 이종 산업의 대표 플랫폼 기업들과 잇따라 제휴를 체결하며 멤버십 혜택 다양화와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전력을 다해왔다. 특히 이달 30일 우버와 공동으로 새로운 택시 호출 서비스를 국내에 선보이는 데 이어 유료 회원제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우버의 글로벌 멤버십 서비스인 ‘우버 원’을 연계하기로 확정하는 등 양 사의 전략적 밀월 관계는 이미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네이버가 독과점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배민 인수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궁극적인 배경에는 쿠팡 견제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경제=권순철·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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