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 방출된 비축유 중 40%가 해외로…세계 공급난 여파”

2026-05-14 (목) 06: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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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 “우크라전쟁 때보다 수출 비중 커”

“美 방출된 비축유 중 40%가 해외로…세계 공급난 여파”

미국의 브라이언 마운드 전략비축유 보관시설 [로이터]

정부가 방출한 전략비축유 중 절반 가까운 물량이 외국 구매자를 통해 수출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전략비축유 방출은 민간 재고량을 늘려 유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목표지만, 현재 글로벌 에너지 공급난이 워낙 심각한 탓에 이렇게 풀린 저가 원유가 해외 구매자들의 매집 의욕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리서치업체 케이플러의 집계를 인용해 시중에 풀린 전략비축유 가운데 약 1천300만 배럴이 이런 구매 과정을 거쳐 유럽 등지로 수출됐다고 전했다.


이 물량은 현재까지 시중에 방출된 전략비축유의 약 40%에 해당한다.

가장 최근 전략비축유를 선적한 유조선은 '키라카팅고'(Kyrakatingo)호로, 미국 내 4대 동굴 비축지 중 하나인 브라이언 마운드에서 나온 '브라이언 마운드 사워' 원유 70만 배럴을 실어 나른 것으로 파악된다.

전략비축유가 수출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문제는 비율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때도 비축유가 유럽과 아시아로 팔렸지만, 당시 수출량은 전체 방출량의 약 10%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물류 요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현재 글로벌 원유 시장이 얼마나 큰 압박을 받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고자 전략비축유 1억7천200만배럴을 방출키로 했다. 비축유 방출은 올해 3∼8월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반출된 물량은 3천130만 배럴로 집계됐다.

유가 안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과제다. 애초 서민의 연료비 부담을 대폭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2기 집권에 성공했는데 올해 2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유가가 거꾸로 치솟는 상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전쟁 이후 약 50% 뛰어 갤런 당 약 4.5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연료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가까워지면서 미국 정유사들은 서둘러 원유 재고를 늘려야 할 처지가 됐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은 외부 기업에 원유를 빌려줬다가 이후 현물을 돌려받는 대여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미국 당국은 현재까지 전략비축유 1억3천300만배럴을 외부에 대여키로 했는데, 이 물량의 절반 이상은 독립 에너지·원자재 트레이딩 기업들에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2위 독립 에너지·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싱가포르의 트라피구라가 3천40만 배럴을 임대하기로 해 전체의 약 26%로 가장 비중이 컸다. 비톨·군보르·머큐리아 등 주요 독립 에너지·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을 포함한 기타 업체들이 4천400만 배럴(33.1%)을 임대하기로 했다.

이외 미국 정유사 마라톤은 2천200만 배럴, 영국 셸은 1천800만 배럴, 미국 엑손모빌은 1천400만 배럴을 각각 임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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