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시진핑도 돕는다”…베선트 “中, 가능한 것 할 것”
▶ 해협 계속 경색…전문가 “中, 이란 강하게 압박할지 의문”
▶ 이란, 지정학적 셈법 반영해 ‘선별적 개방·시혜적 통항’ 고집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도에 도움을 줄 용의가 있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터뷰 예고편을 통해 14일(현지시간) 공개됐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을 국빈 방문해 그와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에 동행한 폭스뉴스 앵커 션 해니티와 인터뷰를 하면서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란에서 원유를 많이 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시진핑 주석)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는 것을 보고 싶어 했다"며 "그래서 내가 '우리가 막은 게 아니라 이란이 막았고, 그래서 우리가 그들을 막은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도움을 줄 용의가 있고 이란에 군사 장비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자신에게 밝혔다고 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폭스뉴스가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내용은 예고편으로, 자세한 내용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4일 오후 9시(한국시간 15일 오전 10시) 전체 인터뷰가 방송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중에 동행중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베이징발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돕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는 "그들의 이익에 매우 부합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한 시 주석의 "도움을 줄 용의"나 베선트 장관이 말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이란에 대한 외교적 압박에 그치느냐 또는 해협 내 안전 확보를 위한 군사적 협력까지도 가능한 것이냐는 천양지차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화로 부담이 되고 있는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국의 지원을 이끌어내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 균형추로서 이란이 지니는 가치를 고려할 때 시진핑이 과연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거나 이란 군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지는 의심스럽다"는 게 분석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미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과 연계된 경우를 제외하고 중국 등 일부 선박에 한해 통행료를 받고 해협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
사실상 전면 봉쇄라는 강경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정학적 셈법을 반영한 '선별적 개방'을 시도하는 것으로, 국제법에 따른 자유 항행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의 관리 규정을 준수하는 선박에 한정해 '시혜적 통행'을 허용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이미 이란의 조건에 동의하고 자국에 자원을 공급하는 선박들을 통과시키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중국이 요청한 선박들이 이란의 해협 관리 프로토콜에 동의한 후 이 지역을 통과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반(半)관영 파르스통신은 중국 외교부장과 주이란 중국 대사의 외교적 요청을 계기로 중국 측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13일 밤에 시작됐다고 전하면서 이번 조치는 양국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중 이란 대사 압돌레자 라마니 파즐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12일 이란 국영 IRNA 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란에 있어 단순히 경제적 파트너나 에너지 구매국이 아니다. 오히려 압박과 협박과 일방주의에 맞서는 이란의 정치적 균형 전략의 일부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안보 조치들은 협박과 강요된 전쟁에 대한 반응이지, 적법한 무역이나 전략적 파트너들의 이익을 해치려는 조치들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이란이 중국에 명확히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이라크와 파키스탄은 이란과 각각 양자 합의를 체결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운송로를 확보했고,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국가들에 대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선별적으로 열어주고는 있으나, 통행량은 전쟁 전의 20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 달 10일 이후 이라크산 원유 등을 실은 초대형 유조선 4척이 200만 배럴씩을 싣고 해협을 빠져나왔으나, 이는 하루 한 척 꼴로, 전쟁 전 통행량이 하루 평균 20여 척이었던 것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들에 대한 공격과 나포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13일 인도 화물선이 오만만에서 공격을 받아 침몰한 데 이어 14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앞바다에서 선박이 나포돼 이란 영해 방향으로 끌려갔다.
다만 공격이나 나포를 실행한 주체가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