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단속 강화 역풍?…불체자 세금보고 기피↑

2026-04-16 (목) 07:13:10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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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S·ICE 정보공유 여파, 연 600억달러 세수 ‘흔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 여파로 그동안 세금보고를 해왔던 불법체류 이민자들 사이에서 신고를 주저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민신분 문제로 소셜시큐리티번호(SSN)는 없지만 납세자번호(ITIN)를 통해 소득세를 신고해온 불법체류자들이 신분 노출 우려로 올해 세금보고를 망설이는 경우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국세청(IRS)이 오랜 관행을 깨고 납세자 정보를 이민 당국과 공유하기로 한 결정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민자 세금보고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들은 연방이민세관단속국과 IRS 간 정보공유 합의의 여파가 올해 소득세 신고 시즌에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LA 코리아타운 유스·커뮤니티센터는 “예년에는 무료 소득세 신고 상담 서비스 이용자의 약 3분의 1이 ITIN 소지자였지만, 올해는 전체의 10%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ITIN으로 세금 신고를 해왔다는 한 불체자는 “언젠가 이민 개혁이 이뤄져 합법 체류 자격을 얻는다면, 가족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왔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신고를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토로했다.

IRS는 수십 년간 불법체류자들이 ITIN을 통해 소득세를 신고하도록 사실상 장려해왔다.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조세경제정책연구소(ITEP)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전 불법체류자들의 연방 소득세 납부액은 연간 약 600억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등 복지 재원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납세자 정보가 이민 당국에 공유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세금 신고 기피에 따른 세수 감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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