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경안 들고 국회 찾은 李대통령… “위기” 28번 외치며 협력 호소

2026-04-02 (목) 09: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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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압박 속 시정연설 곳곳 ‘장기전’ 위기의식… “최악 상황 염두”

▶ 국민통합 필요성도 강조…위기극복 넘어 ‘체질개선·재도약’ 의지도 피력

추경안 들고 국회 찾은 李대통령… “위기” 28번 외치며 협력 호소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6.4.2

이재명 대통령이 2일(이하 한국시간) 국회를 찾아 현재 중동 전쟁의 여파를 가늠할 수 없는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며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초당적이고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차대한 위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 "민생경제 전시 상황" 등 강도 높은 표현을 동원해 현 상황을 규정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하고 단단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며 "현재 조성된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와 같다. 그래서 더욱 위기"라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의 여파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경제적·안보적 불확실성도 쉽게 걷히기 어려우리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2∼3주 강공'을 언급하면서 구체적 종전 구상을 밝힐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기대를 배반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로에 대한 의존도가 큰 나라들을 향해서는 직접 관리에 나서라거나 미국 석유를 사라고도 했다.

이에 앞선 부활절 오찬 행사에서는 주한미군의 숫자를 부풀려 거론하며 호르무즈 파병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 속에 이처럼 외부의 압박까지 고조되는 가운데 국회를 찾은 만큼 시정연설에서도 위기의식이 녹아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위기'란 단어를 가장 많은 28회 사용했다. 두 차례 쓴 '위협' 표현까지 더하면 총 30번으로, 사용 빈도 2·3위인 '지원'(18회), '국민'(16회)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에 선제 대응이 늦을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며 '골든타임'을 부각했다.


이에 따라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여야를 넘어선 협조와 전 국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경안의 구체적 내용을 소개하고 "민생의 버팀목",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라 규정한 뒤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다"며 초당적 협력을 부탁했다.

이어 "국가적 위기 앞에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가 손을 맞잡고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국민을 향해서도 "고통을 나누며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숱한 국난을 극복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온 대한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달라"고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고 비닐봉지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고 "대중교통 이용, 생활 절전 등 일상 속 에너지 절약 실천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으로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이 위기 극복만을 염두에 둔 것만이 아니라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로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 진정한 실력이라는 지론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위기 극복 이후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발판도 만들어야 한다"며 위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 우리 경제를 다시는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에너지 위기를 교훈과 기회로 삼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의 에너지 전환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재생에너지 융자·보조 확대, 인공지능 혁신 확산, 콘텐츠 산업 정책금융 공급 등 추경안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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