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카톡! 이른 아침을 깨우는 카톡 소리. 오늘 제일 먼저 날아온 카톡은 꽃 여사가 보낸 예쁜 엽서다. 카톡방엔 하루도 빠짐없이 카톡을 보내는 이가 둘 있다. 꽃 여사와 달 여사다. 많을 때는 하루에 다섯 통을 넘기기 예사다.
예의상 가끔은 답을 해야 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다. 바쁠 땐 열어보지 못할 때도 있다. 더구나 연장자인 그들에게 답장을 쓰려면 생각과 손이 어설프게 돌아가기 일쑤다. 그들이 보내는 건 좋은 글이 쓰여 있는 카드이거나 어디서 퍼온 글, 때로는 정치성이 농후한 글이다.
처음에는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 정성이 대단하게 여겨졌다. 최소 그들의 마음엔 내가 있다는 거니까. 대체 누가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이렇게 사랑의 말들을 계속할 수 있겠는가. 자식들도 저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남편도 볼일이 있을 때만 전화한다. 전화 오기를 기다리는 지인은 감감무소식 연락이 없다. 심심치 않게 울리는 그들의 카톡에 감사하기로 했다. 가끔은 하트도 날리고 엄지 척도 보냈다.
어느 날인가 부터 꽃 여사와 달 여사, 두 사람의 카톡 글을 서로에게 보내기로 했다. 전화기가 연락책이 되어 사랑의 글을 날려 보냈다. 꽃 여사에게 받은 장문의 좋은 글을 달 여사에게, 달 여사에게 받은 사랑의 글을 꽃 여사께 배달했다. 그러고 보니 새삼 집배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매개로 꽃 여사와 달 여사는 매일 아름다운 카드와 사랑의 고백을 듣는다. 사람 살아가는데 유익한 정보나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말라버린 눈물샘에서 물을 길어 올리기도 한다.
카톡에 답을 해주자 점점 횟수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멈출 생각이 없다. 이제까지 잊지 않고 보내준 그 격려의 말들을 모른 체한다는 건 도리가 아니다. 비록 자신이 쓴 글이 아니더라도 좋은 글을 만났을 때 날 생각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아름다운 사진을 만났을 때 떠올렸다 다는 건 가슴 뭉클한 일이다. 우연히 달 여사를 만났다. 매일 카톡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인사에 그녀의 한 마디. “카톡이라도 보내야 살아 있는걸 알지. 사랑하니까 보내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쓸데없는 카톡을 보내는 건 예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심지어 단체 카톡방에선 사적인 메시지는 삼가 달라 공지하기도 한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할 일이 없으니 쓸데없는 글이나 퍼 나르지.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니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건 그들의 일이었고 아직은 건강하다는 징후였다. 그걸 일삼아 보내는 사람의 심정이 헤아려졌다. 그럴 시간 있으면 책이라도 읽지,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어쩌면 이들에겐 카톡의 좋은 글은 좋은 책과 동등일 수도 있고, 아름다운 시가 적힌 카드는 시집의 한편일 수도 있다.
예쁜 카드에 적힌 사랑의 말과 성인의 덕담은 인용하고 싶은 글귀일 수도 있을 터였다. 생각을 바꾸자 카톡의 글이 무시하기엔 의미가 있었다. 더구나 나를 생각하는 한결같은 마음임에야 무슨 말을 더하랴.
카톡, 카톡! 카톡이 울린다.
“봄이 왔어요! 어디에 둘까요?”
예쁜 엽서가 왔다. 성큼 일어나 봄이 가득한 꽃바구니를 받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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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환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