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인생 2막, 탁구라는 이름의 ‘새로운 느낌표’

2026-02-24 (화) 07:49:18 김우기/좋은건강탁구동호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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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내게 남은 가장 큰 숙제는 ‘어떻게 잘 놀 것인가’였다. 남들 다 한다는 골프채도 잡아보고, 전국의 명산을 찾아 등산화 밑창이 닳도록 걷기도 했다. 물론 모두 훌륭한 운동들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의 허전함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다시 잡게 된 탁구채 하나가 내 인생의 경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내가 왜 그토록 탁구에 열광하는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탁구의 무결점 매력’을 꼽는다.

첫째, 날씨의 제약이 없는 ‘전천후 스포츠’다. 골프나 등산은 하늘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비가 오면 취소해야 하고 눈이 오면 발길을 돌려야 하지만, 탁구는 다르다. 창밖으로 폭풍우가 몰아쳐도 탁구장의 조명은 언제나 환하다. 내가 원할 때 언제든 라켓을 휘두를 수 있다는 점은 규칙적인 생활을 원하는 은퇴자들에게 최고의 장점이다.


둘째, 땀방울이 주는 정직한 희열이다. 좁은 탁구대 위에서 작고 가벼운 공이 오가지만, 그 속도는 시속 100km를 넘나든다. 한 게임만 몰입해도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이 정직한 땀방울은 잡념을 씻어내고 세포 하나하나를 깨운다. 시간의 구애 없이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면, 은퇴 후의 무력감은 사라지고 ‘다시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된다.

셋째, 세대를 넘나드는 ‘소통의 장’이다. 탁구장에는 ‘계급장’도 ‘나이’도 없다. 머리가 희끗한 내가 아들뻘 되는 젊은 친구들과 대등하게 승부를 겨룬다. 젊은이들의 활력을 나누어 받고, 그들에게 인생의 여유를 전하며 어울리는 시간. 탁구는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가장 완벽한 소통 도구다.

넷째, 외로울 틈 없는 ‘좋은 친구들’이 있다. 우리 ‘좋은건강탁구동호회’에 오면 결코 혼자가 아니다. 은퇴 후 자칫 좁아질 수 있는 인간관계가 탁구대 앞에서 다시 넓어진다.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동료부터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는 진솔한 이웃까지, 이곳에서 만난 인연들은 이제 내 인생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경쾌한 탁구공 소리는 내 심장 소리와 같다. 은퇴는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라, 탁구대 앞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느낌표다. 건강과 웃음, 그리고 사람 향기가 그리운 분들이라면 언제든 라켓을 들고 뉴욕탁구장으로 찾아오시라. 우리 함께 땀 흘리며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 보자! 즐거운 탁구로 즐탁합시다!!

<김우기/좋은건강탁구동호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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