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역사회 신뢰받는 돌봄 시스템 자리매김

2026-02-10 (화) 08: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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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스트림 케어(Xtreme Care)

▶ 뉴욕·뉴저지 등 미 동부 7개주서 가정방문 의료·간병 서비스 제공

지역사회 신뢰받는 돌봄 시스템 자리매김

이재호(사진)

▶이재호 대표, 경기 중 부상 당한 형 돌보며 홈케어 사업 시작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아프고, 언젠가는 타인의 도움이 필요해진다. 특히 말과 문화가 낯선 타국에서 병과 노쇠를 마주하는 이들에게 ‘돌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뉴욕을 비롯한 미 동부 7개주에서 한인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가정방문 의료·간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익스트림 케어(Xtreme Care)’의 이재호 대표는 지난 수십년간 바로 그 가장 절박한 현장에서 묵묵히 손길을 이어온 인물이다.


익스트림 케어는 뉴욕주 공식 인증을 받은 가정방문 의료서비스 기관으로, 노인 돌봄과 지체장애인 지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등 미 동부 7개 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간병인·간호사·물리치료사 등 수천 명의 현장 인력이 하루에도 수많은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대규모 홈케어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한인 사회의 필요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지역사회 전반에서 신뢰받는 돌봄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표가 돌봄의 길을 걷게 된 출발점은 가족의 비극이었다. 1990년대 중반, 럭비 선수였던 형이 경기 중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으면서 가족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병원과 재활시설을 오가며 그는 의료진의 전문성 못지않게, 일상의 돌봄을 책임지는 손길이 환자와 가족에게 얼마나 절실한지 체감했다. 동시에 돌봄이 개인의 희생에만 의존하는 현실의 한계도 절감했다.

형을 돌보는 과정에서 비슷한 처지의 환자와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간병인을 찾는 이들, 보험 제도를 몰라 막막해하는 이들의 사연은 돌봄이 선의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으며, 반드시 제도와 구조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1998년, 그는 직접 홈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과 재정적 시행착오도 컸지만, “제대로 된 구조를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을 오래 도울 수 있다”는 신념으로 운영 시스템을 하나씩 정비해 나갔다. 그렇게 ‘익스트림 케어’라는 이름 아래, 돌봄을 공적인 시스템으로 구현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재호 대표의 강점은 다문화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다. 홍콩에서 성장하고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온 그는 한국어·중국어·영어에 모두 능숙하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돌봄이 환자에게 또 다른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익스트림 케어는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국가 지원 홈케어 서비스는 물론, 24시간 간병과 간호가 결합된 장애인 주거 돌봄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뉴욕 베이사이드, 브루클린, 플러싱, 브롱스 등 다수의 사무실을 통해 보다 촘촘한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의 삶에는 또 하나의 깊은 상실이 있다.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그는, 어린 나이에 생의 무게를 경험했다. 세 아들의 아버지가 된 그는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

아내 역시 특수교육 교사로 자폐 아동을 돌보고 있으며, 어머니는 한인 노인을 위한 데이케어센터를 운영 중이다. 한 가정 안에서 서로 다른 방식의 ‘돌봄’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이 꿈입니다. 이미 꿈속에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상실과 선택의 순간을 지나온 끝에, 이재호 대표는 담담하게 말한다. 돌봄이 한 개인의 소명을 넘어 사회적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까지, 그의 시간은 오늘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익스트림 케어(Xtreme Care) 문의: 718-461-9602 웹사이트: www.xtcare.com
이재호 대표의 이야기는 유튜브 영상 인터뷰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FzTGqXjw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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