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존청 변호사의 “경제·법률 핫이슈”] 한국 국민연금과 미국 소셜연금, 둘 다 받을 수 있을까

2026-02-10 (화) 12:00:00 존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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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1세대 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한국에 두고 온 국민연금’에 대한 것이다.“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7~8년 정도 하다가 미국에 왔는데, 10년을 못 채웠으니 그 돈은 날린 셈 쳐야 하나요?” 혹은“미국에서 소셜연금(Social Security)을 받으면 한국 국민연금은 못 받는 거 아닌가요?”라는 걱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최근 미국 법 개정으로 인해 과거보다 훨씬 더 유리한 조건으로 두 나라의 연금을 모두 수령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10년 못 채워도 OK


한국 국민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10년의 가입 기간이 필요하고, 미국 소셜연금은 40크레딧(약 10년)을 채워야 한다. 이민자들은 양국에서 이 기간을 각각 채우지 못해 연금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한미 사회보장협정(Totalization Agreement)’이다.

이 협정의 핵심은 ‘가입 기간 합산’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7년 일하고 미국에서 10년 일했다면, 한국 연금 가입 기간은 7년이라 원칙적으로는 연금을 못 받는다. 하지만 협정에 따라 미국의 10년을 합산해 총 17년으로 인정받아, 한국 국민연금 수급 자격이 생긴다. (단, 연금액은 한국에서 납부한 7년 치에 비례해서 받는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국 근무 기간이 짧아 소셜연금 자격이 안 되더라도, 한국에서의 기간을 합쳐 미국 연금 수령 자격을 만들 수 있다. 즉, 양쪽 나라에 흩어진 내 경력을 ‘영끌’하여 연금 수령권을 되살리는 것이다.

■ 2025년 초대형 호재, ‘WEP(감액 조항)’ 폐지

그동안 많은 한인들이 한국 국민연금을 받으면 미국 소셜연금이 깎이는 ‘WEP(Windfall Elimination Provision·횡재 제거 조항)’ 때문에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미국 사회보장국은 한국 국민연금처럼 소셜텍스를 내지 않고 받은 해외 연금이 있을 경우, 이를 ‘이중 혜택’으로 간주해 미국 소셜연금 수령액을 한국 국민연금 수령액의 절반(50%) 한도 내에서 삭감해 왔다.

하지만 2025년 1월, ‘사회보장 공정성법’(Social Security Fairness Act)이 제정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법안은 WEP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제 한국 국민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소셜연금이 깎이는 불이익이 사라지게 된다. 이는 은퇴를 앞둔 미주 한인들에게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천 달러 이상의 월 소득이 늘어나는 엄청난 희소식이다.


■ ‘반환 일시금’ 수령, 신중해야 하는 이유

한국을 떠날 때, 낸 돈을 한 번에 돌려받는 ‘반환 일시금’을 신청하는 분들이 많다. 목돈을 챙길 수 있어 좋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일시금을 받는 순간, 한국에서의 연금 가입 기간이 ‘0’으로 초기화된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사회보장협정을 통해 미국 연금 수령 자격을 맞추거나, WEP 폐지로 인해 양국 연금을 온전히 다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특히 반환일시금으로 받은 돈은 미국 세법상 소득으로 간주되어 미국에서 세금을 내야 할 수도 있으므로, 당장 급전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일시금 수령보다는 연금 수령권을 살려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이득일 수 있다.

■ 맺음말

이제 한국 국민연금과 미국 소셜연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 수령’의 문제다. 특히 WEP 폐지로 인해 두 연금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되었다.

나의 한국 국민연금 가입 이력을 조회해 보고, 만약 과거에 반환일시금을 받았다면 ‘반납 제도’를 통해 가입 기간을 복원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 보라. 흩어져 있는 내 권리를 챙기는 것, 그것이 풍요로운 은퇴를 위한 첫걸음이다.

www.jclawcpa.com

<존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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