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껍데기는 가라(2)

2026-01-30 (금) 05:44:59 강창구 김대중재단 워싱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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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경영학 연구중에는 ‘1:1.6 :1.62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시키는 일을 싫어하면서 할 때 결과가 1이라면, 명령이지만 납득하고 할 때는 1.6의 결과로 바뀐다. 스스로 참여하고 납득하고 하게 되면 2.56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시키고 내버려 둘 때와 납득시키는 과정이 있는 것, 그보다 가장 효율적인 것은 기획과정부터 참여시키는 것이다. 조국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거대한 국가시스템에 이를 그대로 적용시키는 걸 매일 매일 체감하고 있다. 지켜보는 국민들은 대부분 ‘나도 국가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는 소속감과 동참의식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나랏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어나가는 것이 많다’(2022.03 대선후보 연설) 26새해 정부예산은 725조이다. 638조(24), 676조(25) 직전대비 54조원이 증액편성되었다. 누구에게 무슨 세금을 더 거둘려고 그런가 하고 야당과 언론들은 포퓰리즘을 또 꺼내 들었다. 여기서 잠깐 한달전이던 2025. 12. 11 기획재정부, 국세청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로 되돌아 가보자. ‘국세외 수입이 얼마냐?’ ‘누적 세외수입이 250조이며, 매년 약 25조원씩 늘고 있다.

여기에는 지방정부의 악성 체납세수는 제외한 수치다.’ ‘이걸 못 받는가 안 받는가’ ‘ 인력이 부족…’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조세정의’를 실(實)현하라고 국민이 임명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말라. 부족한 인력을 늘려서 고용도 창출하고 엄청난 탈세도 확보하는 게 맞는 거다. 국가적으로도 훨씬 이익이다.’ ‘지방정부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예산부족 탓만 하지말고 일을 하도록 도와주고 그래도 안되면 불이익을 줘서라도 일을 하게 행안부 장관은 결과를 보고해 주세요” 어느 부처 업무보고든지 이와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생산적인 주요회의 장면에 대한 판단은 독자여러분의 몫이다.

엊그제 김민석 국무총리가 미국을 방문중에 동포간담회가 있어서 몸이 불편해서 차를 얻어타고 간담회에 참석했다. 참석해 보니 어려운 자리라는 걸 알았다. 참석자의 숫자도 최소화 했고,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단체의 단체장들이 망라(?)된 듯해 보였다. 요즈음 국내에서 진행중인 부처 업무보고와 같은 자리라는 걸 느꼈다.

주미대사, 외교부차관도 배석했다. 일체 군더기 없이 간단한 방문 목적과 간담회를 갖게된 배경에 대해서 짧게 설명한 뒤에 식사를 하면서 사전(?)에 몇분의 발언자가 정해진 듯한 순서가 진행되었다. 주로 단체장들이 건의 하고 총리가 답변하는 그런 형태다. 그 이후로는 과거 간담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런 틀이 좀 바뀌기를 바랬지만 여전했다. 그런다고 예산지원도 충분히 안되는데 총리가 먼저 질문하는 것도 한계는 있다. 그런데 질문의 요지는 과거에 수도 없이 해왔던 안건들의 되풀이였다. 물론 해결이 안되서 또 다시 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중언부언에 집중이 안되었다. 그려려니 했다.

거기에다가 대부분은 아니지만 ‘내가 누구요, 내가 이걸 몇십년째 하고 있소, 나 아니면 이걸 할 사람이 없습니다’ 류의 장황한 낯세우기형 질문들이 여지없이 나왔다. 그럴려고 오신 분들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 수신제가하고 치국평천하 하라고 하였다. 맡고있는 단체의 현실이 어떤 상황인지, 겉치레만 요란한지, 갈등은 없는지, 정체성을 살리는 사업계획을 규모있게 성실하게 실(實)행하고 있는지도 먼저 돌아볼 일이다.

필자는 회의 말미에 발음도 예전같지 않아서 어눌했지만 순서에 없는 건의를 드렸다. 총영사실과 관저에 대한 한인사회의 바램을 건의하였다. 공관이 자기와 거슬린다고 탄원만이 능사가 아니다. 일할 수 있는 조건도 살펴주는게 동포사회의 역할이겠거니 싶다. 관저문제에 대해서는 타지역과의 공평성 차원에서 총리로 부터 ‘적극검토’ 의 답변을 받아냈다. 조그만 변화라도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나라에서는 실(實)사구시, 실(實)용주의, 즉 알맹이(實)가 있는 회의들이 실(實)천되고 있는데 거기에 걸맞는 동포사회의 체질도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강창구 김대중재단 워싱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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