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생자들의 ‘잘못된 선택’ 비난 지속…트럼프도 거들어
▶ 지역 시민들 “연방 요원들이 우리 도시 위협…맞서 싸울 것”
미네소타주에서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이 쏜 총에 30대 미국인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인 25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그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사이의 격한 대립이 이틀째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이달 연방 요원들의 총격에 잇달아 희생된 이들을 범죄 용의자로 부르며 이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고, 이들의 죽음에 분노하는 사람들은 시위를 이어가며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총격을 가한 연방 국경순찰대(USBP) 요원의 지휘관인 그레고리 보비노는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지난 7일 사망한 여성 르네 굿과 전날 사망한 남성 알렉스 프레티를 "용의자들"(suspects)로 지칭했다.
보비노는 "두 명의 용의자가 총에 맞았다"며 "법 집행관의 생명을 공격하거나,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용의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잘못된 선택과 결정을 내리고 법 집행 상황에 개입할 때, 그것이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이 총격받을 때 있던 현장을 은행 강도 사건 현장에 비유하며 "은행 강도 범행이 진행 중이고 경찰이 이에 대응하고 있는데, 당신이 그곳에 들어가 어떤 행동을 하려 한다고 생각해보자"며 "그것은 어떤 형태나 방식으로든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비노는 또 "이곳 미니애폴리스에서의 이민 단속 임무는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가 법 집행기관을 향해 그런 식의 비방을 쏟아내는 정치인, 소위 언론인이라 불리는 자들, 혹은 지역사회 지도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면,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고 그에 따른 결과와 행동이 뒤따른다"며 "우리는 어제 그 결과를 봤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행동과 선택은 분명히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프레티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권총 사진을 올리며 "장전됐고(2개의 꽉 찬 추가 탄창과 함께) 발사 준비가 됐다"고 적어, 사건의 책임을 사망자에게 돌린 당국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미네소타주 수사 당국은 이전의 르넷 굿 사망 사건에 이어 이번 프레티 사망 사건에서도 연방 당국이 지역 당국을 수사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미네소타주 당국은 프레티 사망과 관련한 증거의 인멸을 막아달라는 긴급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미네소타연방법원은 이를 인용해 증거 보존을 명령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 시내 중심부인 '거번먼트 플라자' 광장에는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도 약 1천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연방 당국을 규탄하고 프레티의 사망을 애도했다.
지나가던 차들은 시위를 지지하며 경적을 울렸고, 시위대는 "더 이상 미네소타의 친절함은 없다, 미니애폴리스가 맞서 싸울 것"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 마야 리는 "이제 우리는 우리 도시에서 안전함을 느끼지 못한다"며 "누가 우리를 보호해야 하는 요원인지, 아니면 우리를 위협하는 침입자인지 알 수 없다. 알렉스는 간호사였고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었다. 그가 이런 식으로 죽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지역 일간 미네소타 데일리에 말했다.
이날 미니애폴리스 시위는 평화적으로 이어졌으며, 당국의 진압이나 시위대와의 충돌도 없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