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벨기에 ‘무자격 할례’ 수사 놓고 외교 갈등

2026-02-17 (화) 10: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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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주재 대사 ‘반유대주의’ 비난했다가 소환

벨기에 정부가 무자격 할례 시술 수사를 반유대주의라고 비난한 자국 주재 미국 대사와 충돌했다.

유럽매체 유락티브 등에 따르면 막심 프레보 벨기에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빌 화이트 미국 대사를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화이트 대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올려 "안트베르펜의 유대교 종교인(모헬)에 대한 터무니없고 반유대적인 기소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할례 시술 사건 수사가 "안트베르펜과 벨기에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괴롭힘"이라며 모헬들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규정을 마련하라고 훈수를 뒀다.


유대교는 남자 아기가 태어난 지 8일째 되는 날 성기 일부를 절제하는 할례를 전통으로 삼는다. 모헬은 할례 시술사를 말한다. 벨기에 당국은 안트베르펜에서 의료면허 없이 할례를 시술한 혐의로 남성 3명을 수사 중이다. 종교 전통이라도 면허 없는 할례 시술은 불법이라는 게 벨기에 당국 판단이다.

화이트 대사는 프랑크 반덴브라우커 벨기에 보건장관을 "몹시 무례하다"고 비난하며 피의자들을 방문하겠으니 반덴브라우커 장관도 동행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의 계정을 태그한 뒤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처럼 "이 문제에 즉각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적었다.

프레보 장관은 "벨기에가 반유대주의적이라는 주장은 거짓이고 모욕적이며 용납할 수 없다"며 "벨기에 장관에 대한 개인적 공격과 사법 문제 간섭은 기본적 외교 규범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현지매체 VRT에 따르면 화이트 대사는 이날 외무부 청사를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나라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화이트 대사는 자신에게 유대인 피가 절반 섞인 사실을 4년 전 알게 됐고 수사 대상 3명 중 1명이 미국 태생이라고 말했다. 또 "벨기에에 멋진 친구들이 많다. 벨기에는 반유대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벨기에에서 반유대주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달 초에는 톰 로즈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가 브워지미에시 차자스티 폴란드 하원의장과 외교적 접촉을 끊겠다고 말해 갈등을 빚었다. 그는 차자스티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해 트럼프를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차자스티 의장에게 트럼프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전 세계 의원들 지지를 모으는 데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동맹국은 서로 존중해야지 훈계해선 안 된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폴란드는 경제 규모 대비 국방비 지출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 수준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을 꾸준히 받아 왔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지난 10일 로즈 대사와 만나 악수한 뒤 양국 관계가 여전히 굳건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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