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물: 수집하고, 간직하고, 나누다’
2026-01-15 (목) 02:32:52
●도정숙의 문화살롱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에서 엄선한 작품을 미국에서는 처음 공개하는 특별전을 전시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와 보물 20여 점을 포함해 총 330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작품은 고대 불교 조각과 도자기부터 회화, 목가구 그리고 20세기 근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약 1,500년에 걸친 역사를 아우른다.
2021년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 컬렉션은 2만 3천여 점에 이른다. 70여 년에 걸쳐 대를 이은 수집의 역사는 한국 문화유산의 보존과 공유를 위한 오랜 헌신과 기여를 보여준다. 이번 특별전은 미국 관람객을 위해 엄선한 이건희 컬렉션 작품들을 처음 전시하는 자리다.
국립아시아미술관장 체이스 F. 로빈슨은 “이 특별전은 미국 관람객에게 한국 미술의 풍부함과 깊이를 선보이는 드문 기회다. 삼국시대 불교 조각부터 조선시대 선비의 사랑방 가구 그리고 대담한 20세기 회화에 이르는 작품들은 수 세기에 걸친 혁신과 창의성을 보여준다. 이건희 회장은 선견지명을 지녔던 수집가로, 삼성 일가가 국가에 기증한 작품들은 한국 역사상 가장 뜻깊은 기부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10개의 주제별 공간으로 구성된 전시는 근대 이전과 20세기 작품을 아울러 한국 미술의 깊이와 다양성을 조명한다. 전시의 도입부와 마무리는 각종 서책과 진귀한 기물을 화려하게 채색한 책가도에서 영감을 받아 수집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호기심의 방을 연상시키는 이 공간은 과거 수장가들이 소장품을 어떻게 수집하고 감상하며 전시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품 중에는 중국에서 들여온 희귀 서적과 문방구, 골동품 등을 묘사한 19세기 책가도 병풍도 포함되었다. 그 외 전시 공간에서는 조선시대 성리학적 이상을 추구한 사대부의 가치관과 화려한 조선의 왕실 문화, 불교미술의 유구한 전통 그리고 현대 회화의 대담한 실험정신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사의 주요 주제를 조명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전시 작품들은 오늘날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K-컬처의 원류이기도 하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미국의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에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한국 문화의 힘과 예술성을 느낄 수 있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전시는 한국의 문화와 미술이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역사적 다양성과 혼성성을 포용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여러 매체에서 이 특별전을 소개했음에도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미국에서 볼 수 있는 드문 전시이고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전시는 워싱턴 DC에서 2월 1일까지 이어지고, 이후 시카고박물관(3월7일~7월5일)과 영국박물관(9월10일~2027년 1월10일)에서 열릴 예정이다. 각 지역과 개최 기관의 관람객 특성을 반영해 전시품을 새롭게 구성하고 전시 연출도 다르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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