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성하 교무 /원불교 샌프란시스코 교당

2025-12-31 (수) 05: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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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습관을 바꾸는 새해

이성하 교무 /원불교 샌프란시스코 교당
얼마 전 발목에 모기 물린 듯한 붉은 반점들이 생겼습니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한참을 긁적이다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교당 고양이가 벼룩을 옮아온 것이었습니다. 고양이가 머물렀던 자리를 모두 소독하고 이불과 방석을 세탁했습니다. 문제의 근원인 고양이는 하루 종일 저에게 샅샅이 빗질을 당해야 했지요.

우리 마음공부도 이와 같습니다. 원불교 법문 중에 용맹한 사자나 범도 미미한 벼룩이 몸에 퍼지면 필경 살지 못하듯, 큰 뜻을 세우고 공부하는 사람도 미미한 경계 몇 가지가 벼룩이 되어 그 발원을 막고 평생사를 그르친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큰 잘못이 아닌 것 같고 잘 드러나지도 않기에, 그저 눈감고 지나치는 사소한 습관들이 우리에겐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일상 속에 은근히 자리 잡은 작은 습관 하나를 돌아보고 정성스럽게 고쳐나가는 공을 들여보면 어떨까요?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며, 작다고 해서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 바로 우리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크고 빠른 변화보다, 매일의 작은 습관을 살피고 바로잡으며 진정으로 새로워지는 한 해가 되시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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