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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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9 (화) 08:11:39 유양희 워싱턴 문인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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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이 벽에 기대어
나를 바라본다
내가 우두커니 달력을 마주 본다

요일마다 검은 눈동자로 새겨진 숫자들
아직 남은 날들을 헤아려보라 하네

내일이 오면
내일이 오늘이 되어 또 내일이 오면
어제로 사라져갈 시간과 나


마지막 잎새처럼 홀로 남은
십이월을 흐린 눈으로 바라본다
봄 여름 가을 낙엽처럼 지고
달력 한 장의 무게로 남은 을사년

창밖에는 지금 첫눈이 내리고
내 가슴엔 후회처럼 회한이 쌓인다

<유양희 워싱턴 문인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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