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李대통령 “국정원 악용되는 경우 있어 서글퍼…사명감 가져야”

2025-11-28 (금) 09: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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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첫 부처 방문지로 국정원 선택…’과오 성찰’에 대한 격려 차원

▶ 직원들에 “여러분 활동이 국가 운명에 영향…도매금 비난받는 일 없길”

李대통령 “국정원 악용되는 경우 있어 서글퍼…사명감 가져야”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 2025.11.28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대통령은 28일(이하 한국시간) 국가정보원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고 "국정원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때 국가가 얼마나 더 나아지는지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원이 바로 서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국정원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개별 부처를 직접 찾아 업무보고를 받은 것 역시 정부 출범 후 첫 사례라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정원이 국가 경영에 있어 정말로 중요한 조직이지만, 역량이 큰 만큼 악용되는 경우가 있어서 서글프다"며 "새로운 각오와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국정원이 실시한 자체 특별감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국정원이 내란에 휘말리지 않고, 특별감사를 통해서 지난 과오를 시정했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업무보고 후 진행된 오찬에서도 직원들에 대한 격려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 중 압도적 다수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가끔 쌀에 뉘(등겨가 벗겨지지 않은 채로 섞인 벼 알갱이)가 끼듯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동원을 당하는 일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첩 조작 사건 같은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모든 직원이 도매금으로 비난받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순방을 다녀오며 대한민국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체감했다. 이렇게 만든 것의 핵심은 바로 공무원"이라며 "여러분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누가 뭐라 한들 여러분의 국가 정보 활동은 국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 얼마나 중요한 일이냐"며 "국가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독려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첫 방문 부처로 국정원을 택한 데 대해 "지난 과오를 성찰하고 혁신해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격려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원은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연관된 바 있으나, 이번 내란에는 휘말리지 않았다"며 "과거를 단절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국정원의 노력을 치하하고자 직접 방문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이날 업무보고에서 국정원은 계엄군의 선관위 서버 점검 의혹 사건 등에 대한 내부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의 뜻을 피력했다고 강 대변인은 언급했다.

특히 이종석 국정원장은 "조태용 전 원장을 비롯해 역대 국정원장 16명 중 절반이 불법 도감청, 댓글 공작, 내란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금 국정원은 문화 예술인 블랙리스트 피해자, 민주노총 간첩단 무죄 대상자에 사과하는 등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있다. 앞으로 국민만 바라보며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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