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악관 코앞서 군인 2명 피격 중태

2025-11-28 (금) 07:01:39 이진수 기자
크게 작게

▶ 백악관 일시 봉쇄 아프칸 국적 20대 용의자 체포

백악관 코앞서 군인 2명 피격 중태

총격사건 현장에서 경계태세를 보이는 주방위군들. [로이터]

워싱턴 DC의 백악관 인근에서 26일 순찰 중이던 웨스트버지니아 주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이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추수감사절 전날 대낮에 수도 한복판에서 발생한 군인 대상 총기 범죄로 인해 미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총에 맞은 사라 벡스트롬(20·여), 앤드루 울프(24·남) 병사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태로 이들 중 1명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아프카니스탄 국적 남성 라마눌라 라칸왈(29) 역시 총에 맞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닌 피로 워싱턴 DC 검사장은 27일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에서 “범인은 범행을 위해 워싱턴주에서 동부의 워싱턴 DC까지 차를 몰고 대륙을 횡단한 것으로 조사 돼 수도를 표적 삼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라칸왈은 전날 오후 2시15분께 백악관에서 북서쪽으로 약 두 블록 떨어진 거리의 모퉁이에 숨어 있다가 ‘357 스미스앤드웨슨 리볼버(회전식 연발 권총)’를 사용해 주방위군 2명을 향해 기습 발포했다.


그는 먼저 총을 맞고 쓰러진 병사 1명에게 재차 발포했으며, 다른 병사 1명에게도 여러 발 총을 쐈다”고 밝혔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이번 사건이 ‘표적 공격’이라는 점”이라며 “한 개인이 이들 대원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의 여파로 백악관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 주에 머무르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 규탄했다.

한편 워싱턴 DC에는 범죄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지난 8월11일부터 주방위군이 치안 업무에 배치됐다. 이후 2,000명 넘는 주방위군이 투입됐는데, 이들 중에는 워싱턴 DC 자체 주방위군뿐만 아니라 미 동부 일대의 주에서도 차출된 병력도 포함됐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를 포함한 일부 도시의 치안 유지에 군인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격렬한 논쟁 속에 발생했다.

워싱턴 DC 시정부는 일방적인 주방위군 투입이 자치권을 훼손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20일 주방위군 배치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한편 다음달 11일까지 그 이행을 보류한 상태다.

워싱턴 DC에 이어 테네시주 멤피스에도 주방위군이 투입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일리노이주 시카고 등에도 주방위군을 투입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치안 강화를 위한 주방위군 투입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투입 병력을 증강하거나 주요 도시에 주방위군 투입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당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백악관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용납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요청했고, 나는 육군 장관에게 500명의 추가 주방위군을 워싱턴에 투입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용의자가 이민자로 밝혀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자신의 반이민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체포된 용의자는 현재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A2면

<이진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