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카라=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24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 원칙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한중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이 기조의 근본은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다. 미국과 중국에도 이런 원칙을 명확히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한미동맹을 군사동맹에서 경제동맹·첨단기술동맹 등을 포괄하는 복합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두 가지는 결코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사적으로도 반도 국가들은 크게 융성하거나 혹은 갈가리 찢겼다. 한국도 (강대국들의) 중간에 낀 '새우' 신세가 될 수 있지만, 하기에 따라 양쪽을 중재하며 활동 폭을 얼마든지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에 대해서는 "한 편으로는 견제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협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 관계를 '일도양단'·'올 오어 낫띵(All or Nothing)'으로 접근하면 남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따른 중일 간 갈등 고조 상황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일본 총리의 발언을 두고 상당히 갈등이 크게 이어지고 있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선 현재의 상황을 냉철하게 지켜보고 대한민국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극대화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철저하게 국익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연이어 만난 일을 떠올리며 "약간 무리를 했다. 중국 총리와 회동을 하게 됐고, 이에 일본 측에 특별히 요청해 균형을 맞춰 (다카이치 총리와) 회동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양측과의 회동에서 한국 입장을 충실히 설명했다. 곡해가 발생하지 않게 잘 협의했다"며 "지금 (한중·한일 관계에서) 위협요인이나 갈등요소가 추가되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대한민국의 군사·안보 영역에서 자율성 확대'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회복도, 핵추진잠수함 건조도 국익에 부합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자주국방 능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45배에 이르는 엄청난 국방비를 지출한다. 또 GDP 대비 3.5%까지 국방비를 계속 증액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는 전시작전통제권도 없는 데다, 일각에서는 마치 한국이 외부의 지원이 없으면 자체 방위도 못 하는 것처럼 오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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