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그세스 “’아시아판 나토’ 구상 안해…양자·삼자 관계로 협력”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29일 이재명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미국→한국) 추진에 대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I think it's great)"고 밝혔다.
아시아 순방 중인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미 국방장관 전용기 기내에서 열린 대언론 브리핑에서 '한국이 현 정부 5년 임기 내 전작권 환수(전환)를 원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연합뉴스 특파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1월20일) 이후 전작권 전환에 대해 주무 장관이 명확하게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은 전투에서 믿음직한 파트너의 아주 훌륭한 사례"라며 주한미군 주둔 사실을 거론한 뒤 "그뿐 아니라 주도적인 역할을 점점 더 기꺼이 맡길 원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가 (대한국 방어에서) 물러선다는 것을 의미하거나, 우리가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솔직히 말해 이건 상식이다. 당신들 국가가 부유하고, 강하고,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동기 부여된 나라이면서 왜 비상시에 미국의 리더십만을 필요로 하는 그런 관계를 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결국 트럼프 2기 미국의 국방정책 책임자인 헤그세스 장관의 이번 전작권 전환 지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안보 정책에 입각한 것으로 보인다.
동맹과의 관계, 특히 한미동맹에서 미국의 부담은 줄이는 동시에, 한국이 대북 방어 등에서 종전보다 더 많은 역할을 맡길 원하는 맥락에서 한국의 자체 국방력 및 작전 역량 강화와 결부된 전작권 전환에 지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군의 작전통제권(Operational Control)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유엔군 사령관에 이양됐다가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창설되면서 한미연합군사령관에 이양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1994년 12월1일 정전(停戰) 시(평시) 작전통제권이 한국군으로 전환됐으나, 전시 작전통제권은 여전히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행사한다.
한미는 2014년에 전작권 전환 조건으로 ▲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3가지에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정부는 2030년 6월까지인 이 대통령 임기 안에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 아래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를 구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며 "우리는 양자(bilateral), 삼자(trilateral) 관계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새로 수립 중인 국방전략(NDS)에서 일본은 방어선 안에 포함하고, 한국과 대만은 제외할 수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며 "나는 그 보도가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트럼프 2기 국방전략이 아메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한 서반구 방어에 집중하고, 중국발 위협 억제에 대한 집중도는 완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서반구에 대한 역량 투입이 중국발 위협 억제를 위한 역량의 분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 등을 방문한다. 내달 3∼4일 한국 방문 중에는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하고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