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들 다저스 시청·응원 스케치… LA 다저스 월드시리즈 열기에 한인사회도 ‘들썩’

2025-10-29 (수) 12:00:00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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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기 홈런 드라마 등
▶ 손에 땀 쥐며 시청 열기

▶ 타운 업소 시청 특수 등
▶ 2년 연속 우승 기대·환호

한인들 다저스 시청·응원 스케치… LA 다저스 월드시리즈 열기에 한인사회도 ‘들썩’

지난 27일 밤 프레디 프리먼의 연장 18회말 끝내기 홈런에 다저스 선수들과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로이터]

LA 한인사회가 월드시리즈(WS) 열기에 들썩이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밤 열린 WS 3차전에서 LA 다저스가 연장 18회까지 이어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끝에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두는 역사적 명승부가 벌어지자 한인 야구팬들은 열광과 흥분 속에 다저스를 응원하며 월드시리즈 2연패를 기원하고 있다. 또 LA 한인타운 등 곳곳의 식당과 바는 대형 TV를 마련해 팬들을 맞고 있고, LA 다운타운 기념품 업체들도 월드시리즈 특수를 누리고 있다.

■ “흥분에 잠도 못자”

한인 팬들은 다저스 구장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이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동점 솔로 홈런으로 이뤄진 5-5 상황에서 연장 18회까지 가는 드라마가 펼쳐지자, 총 6시간 39분 동안 이어진 혈투 속에서 경기 내내 숨죽이며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경기가 시작된 오후 5시 전후, 타운 식당과 바에는 삼삼오오 모인 한인들이 경기에 몰입했다. LA 한인타운의 한 식당 관계자는 “평소 손님이 뜸한 월요일 오후였지만,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손님이 자리를 잡았다”며 “경기가 길어지면서 일부 손님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LA에 거주하는 테드 이씨는 “작년 월드시리즈 때도 다저스 우승으로 기분이 좋았지만, 올해 경기들은 작년보다 긴장감이 높아 훨씬 재밌다”며 “친구들과 식당에 모여 식사하며 응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밤늦게까지 경기를 지켜보다가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 순간에는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고 덧붙였다.

■ “오타니는 야구 신의 경지”

3차전 경기에서 오타니가 다시 두 차례의 홈런과 두 차례의 2루타를 포함해 MLB 역사상 한 경기에서 총 9번 출루하는 경이적 기록을 세우며 활약하자 한인 팬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웨스트 코비나에 거주하는 레이먼드 김씨는 “오타니가 나올 때마다 경기장의 긴장감이 달라지는 것 같다. 사람이 아니라 야구의 신 같다”며 “오타니뿐만 아니라 베츠, 프리먼, 야마모토 같은 수퍼스타들이 즐비한 다저스 황금기를 눈앞에서 응원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 현수 에드먼 활약에 열광

한인 팬들의 열기는 한국계 토미 애드먼 선수가 보여준 환상적인 수비에서 절정에 달했다. 9회초 1루 주자 아이시아 키나 팔리파가 3루까지 쇄도했지만, 2루에 있던 애드먼은 슬라이딩 캐치 후 정확한 3루 송구로 아웃을 만들어내며 경기를 안정시켰다. 이어진 10회초 2사 1루 상황에서도 애드먼의 정확한 송구로 토론토 주자가 아웃되며 위기를 막았다. 애드먼은 4회초 병살 처리 상황에서 실책이 있었지만, 이후 토론토 공격 흐름을 끊는 ‘수퍼 세이브’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한인 팬 정미라씨는 “애드먼이 한국계 선수라는 점에서 더 정이 간다”며 “오늘 같은 수비는 진짜 교과서였다. 순간 숨이 멎을 정도로 놀라웠다”고 말했다. “요즘 다저스 경기를 보며 오타니뿐 아니라 애드먼을 응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 식당·기념품 등 특수

월드시리즈의 뜨거운 열기는 한인타운을 넘어 다운타운 상권까지 달궜다. LA 다운타운에서 모자를 도매하는 데이빗 문씨는 “최근 경기 침체로 한동안 매출이 많이 줄었는데, LA 다저스 관련 물건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작년보다 월드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훨씬 높아진 것 같다.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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