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李대통령 “가능성 크지 않지만 北美 만나면 환영…대화가 출발점”

2025-10-23 (목) 09: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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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C 앞두고 CNN 인터뷰… “남북관계 조금씩 진척, 당장 유화 국면은 쉽지 않아”
▶ “北 공격할 생각없어, 공존할 길 찾자”…北미사일 발사엔 “오래 참았다”

▶ 관세협상에 “시간·노력 필요…우리는 동맹, 합리적 결과 이를 것”
▶ “中, 과거 군사충돌 경험 있지만 단절 어려워…선 잘 지키며 관계 관리”

李대통령 “가능성 크지 않지만 北美 만나면 환영…대화가 출발점”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자유홀에서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0.2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대통령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혹여라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 CNN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APEC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인터뷰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날 녹화돼 이날 오전(미 현지시간 22일 오후) 방송됐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달라고 청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이 직접 대화를 더 빨리하면 좋지만 지금까지 쌓여온 업보가 있어 현실이 녹록지는 않다. 남북이 곧바로 유화 국면으로 접어들기는 쉽지 않다"며 "지금은 (소통이) 완전히 닫힌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선 "우리 측의 판단과 북한의 판단이 다르다. 같은 사물을 두고도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고,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한 것에 대해서도 "아주 오랫동안 잘 참은 것 같다"며 남북 간 대화가 어려운 국면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런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은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도) 북한을 공격할 생각이 없다. 북한과 공존하고 서로 번영할 수 있는 더 나은 길을 찾자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남북관계에) 조금씩은 진척이 있는 것 같다. 아마 APEC도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통상협력을 타결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협상에서 한미 간 의견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미국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을 선도하는 나라인 만큼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간 여러 차례 언급해 온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CNN 기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불 투자' 요구 등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갈취'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대통령은 한 차례 웃음을 터뜨린 뒤 "우리는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중관계와 관련해선 "중국은 서로 다른 이념과 정부 체계를 가지고 있는 데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군사적 충돌까지 경험한 국가이지만 한편으론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 측면을 봐도 완전히 단절하기 어려운 매우 특수한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도 중국과 대결하고 적대적으로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교류하고 협력한다. 관계는 그렇게 복잡한 것"이라며 "한중관계 역시 한국으로서는 한미동맹이라는 특별한 관계 때문에 관리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적정한 선을 잘 지키며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가 간 관계란 칼로 자르듯 어느 나라는 친구이고 어느 나라는 아니라고 나눌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기업들이 상당 부분 한국을 추격하고 있고, 일부는 앞질렀다고 인정하면서도 "(반도체, 자동차 등) 많은 영역에서 아직 한국 기업이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이제는 미국의 제조업 재건 노력을 가능한 범위에서 도울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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