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 정 뉴스타부동산 어바인 명예부사장
얼마전 60대 손님부부가 집에 관한 상담을 하러 사무실에 오셨다. 세 자녀분이 있었는데, 모두들 결혼하거나 독립해서 집을 떠났고, 부부 두 분만 남았다고 했다. 다운 싸이징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다. 이 분들이 사는 집은 방 다섯 개, 화장실 네 개가 있는 넓은 단독주택이고, 마당엔 수영장과 잔디밭이 있었고, 저녁이면 오렌지빛 노을이 집 안까지 들어오는 전망 좋은 집이었다. 누가 봐도 부러울 만한 주택이다.
그렌데 “이젠 너무 넓어요. 수영장 관리도 힘들고, 전기세, 물세며 조경비도 만만치 않아요. 은퇴를 하고 나니, 이 모든 경비들이 부담으로 오고, 작은 집으로 옮기면 관리가 좀 편해질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집을 떠날 수 있을까 싶어요.” 상담을 받으러 오신 순간에도 익숙한 집을 떠나 보내기 싫은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머리로는 지금보다 작은 집으로 옮겨서 비용을 줄이고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사는게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쉬운 않은 듯 했다.
또 다른 걱정은 자녀분들이 손주들을 데리고 와서 하루 자고 갈때 불편할까봐 이 집을 파는게 맞는지 판단이 안선다고 하시면서 고민을 털어 놓으셨다. 다운사이징(Downsizing), 즉 집의 규모를 줄이는 일은 단순히 재정적 계산으로 끝나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수십 년의 가족과의 추억, 나만의 특별한 사연이 깃든 공간과 작별하는 감정의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마음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손주들이 놀러왔을 때 넓은 마당과 수영장에서 뛰어놀고 자고 갈 때 편했으면 하는 부모님 마음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가족이 오고 가는 일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꼭 큰 집이어야만 가능한 일은 아니며, 바쁘게 사는 일상속에 일년이면 몇 번이나 부모님 집에 와서 자고 갈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어쩌다 한번 있을 일을 대비해, 일년내내 세금과 관리비를 지불하며 힘겹게 큰 집을 유지하는 일은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그보다는 자녀들과 가까운 지역으로 다운사이징 하여서 자리를 잡고 나의 집관리도 편하게 또한 경제적 여유를 가지면서 손주들과 자주 볼 수 있는 멀지않는 로케이션에서 살 수 있도록 집을 사시도록 도와드리겠다고 상담을 해 드렸다.
오히려 관리 부담은 줄이고, 생활은 더 편리해진다. 다운 싸이징 할 때 55+ 전용 커뮤니티로 이사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다. HOA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산책로, 클럽하우스 등 같은 연령대의 이웃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HOA 관리회사가 조경, 터마이트, 지붕 등을 대신 관리해주기 때문에 경제적, 심적 부담도 덜하다. 무엇보다 ‘내가 집을 돌보는 삶’에서 ‘집이 나를 돌봐주는 삶’으로 전환되는 옵션일수 있다. 물론 이런 결정은 하루아침에 내릴 수는 없다. 필자는 이런 고민을 하시는 손님들께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무엇을 잃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얻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줄어드는 건 평수지만, 늘어나는 건 시간과 여유, 그리고 자유입니다.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재산세와 관리비를 줄이면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손주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집을 바꿔도 가족의 관계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운사이징은 결국 ‘작게 사는 것’이 아니라, 계획을 통해 정리를 하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익숙한 공간을 떠나는 일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지만, 그것은 새로운 인생의 문을 여는 용기이기도 하다.
부모 세대의 이런 전환은 단지 집의 이동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새롭게 설계하는 선택이며, 이 또한 내가 스스로 정리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이에 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상담을 통해 얼마의 경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지, 어느 동네가 나에게 맞을지 계획을 통해 실행하는게 중요하다.
문의 (949)535-6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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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정 뉴스타부동산 어바인 명예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