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약 280만 년 동안 수렵채집 생활을 해왔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도 약 35만 년 전에 출현했지만, 역시 거의 34만 년 동안 수렵채집 생활을 지속했다. 이 기간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생활 방식이다.
농경 시대, 즉 농업을 발명하고 정착 생활을 시작한 것은 약 1만 2천 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 본격화되었다. 인류 역사를 100년으로 비유한다면 농업의 시작은 단지 6개월 전쯤에 해당하는 매우 최근의 일이다.
인류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야생 동식물을 사냥하고 채집하며 생존해 왔지만,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농업과 정착 생활 덕분에 문명과 사회 구조가 급격히 발전했다. 농경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던 근본 요인은 계절 변화, 즉 봄·여름·가을·겨울의 순환을 이해하고 언제 씨를 뿌려야 새싹이 자라는지 깨닫는 데 있었다. 이 깨달음은 오랜 세월이 걸린 긴 과정이었다.
농경을 시작한 이후, 인류는 언제 일을 준비하고 시작할지, 어떻게 시작된 일을 지속하고 성과를 거둘지를 끊임없이 계산하며 계획을 세웠다. 덕분에 체계적으로 문명을 구축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문명과 국가도 그 시작이 있고, 발전을 위한 교육과 훈련기, 성장·발전의 기간, 그리고 쇠퇴와 멸망이라는 운명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역사로 기록되어 왔고 우린 그 역사를 통하여 시대의 흐름을 배우게 된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보면 120여 년의 미주 한인 이민 역사도 유사하다.
1903년부터 1945년까지가 초기 이민 시기였고, 이후 1945년부터 1964년까지 전쟁고아, 미군 결혼, 유학생 중심의 과도기였다. 1965년 미국의 이민법 개정 이후 본격적인 신 이민이 시작되며 한인회와 업종별 협회가 형성되어 미주 한인 사회의 토대가 구축되었다.
그러나 1992년 LA 폭동 피해 이후 부모 손잡고 미국에 와서 교육을 받았던1.5세대들이 1세대 커뮤니티에 들어와 1세대들과 함께 커뮤니티 운동과 정치력 신장 운동을 펼쳤고, 30여 년 만에 미주 한인 사회는 경제력과 정치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펜데믹과 은퇴 세대 증가로 스몰 비즈니스 중심 협회들이 쇠퇴하며 한인회도 약화되었다. 이제는 2세대 한인들과 함께 한인커뮤니티의 새로운 중심을 세워야 한다. 그러면서 2세대 한인들이 이 커뮤니티의 주역이 되어야 하는데, 정작 2세대에 대한 투자와 육성은 미흡했다.
이제 씨를 뿌리고 새싹을 키우는 정성이 필요하다. 시민참여센터가 지난 20여 년간 인턴쉽과 대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 하였는데, 이 프로그램을 거친 30대 청년들이 새싹이 되어 돌아와 이사로 참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10월 24일 리버사이드 처치에서 열리는 시민참여센터 29주년 기금모금 만찬의 사회를 맡아, 새로운 인턴 후배들과 자신들이 개척해야 할 한인 커뮤니티와 그동안 성장해온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새로운 세대가 이끌어 갈 미주 한인 사회를 위해 주위의 젊은 세대가 많이 참여하게 하고 또 많은 1세대들이 함께 참여하고 격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씨를 뿌려야 새싹이 자란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참여가 바로 씨를 뿌리는 것이다.
10월 24일 시민참여센터 기금모금 갈라 참석과 누가 새싹이 되어 돌아왔는지를 보려면 kacegala.org 를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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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