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 경쟁력 약화·대선 직후 피로감 등 이유
다음달 4일 실시되는 버지니아 선거는 첫 여성 주지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인 순간을 앞두고 있음에도 선거 자금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 퍼블릭 액세스 프로젝트(vpap.org) 자료에 따르면 8월 31일 기준으로 민주당 아비가일 스팬버거(Abigail Spanberger) 후보는 4,115만 달러, 공화당 윈섬 얼-시어스(Winsome Earle-Sears) 후보는 1,681만 달러를 모금했다.
지난 2021년 선거와 비교하면 당시 민주당 테리 맥컬리프 후보는 6,936만 달러, 공화당 글렌 영킨 후보는 6,815만 달러로 총 1억3,751만 달러를 기록해 지금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과거에 비해 모금이 줄어든 이유는 2021년 선거에 비해 올해는 후보들의 경쟁력이 약하고, 지난해 대선 직후 바로 실시되는 선거인만큼 후원에 대한 피로감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리차드 미거 교수(랜돌프-메이컨 칼리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21년은 매우 특이한 선거였다”며 “선거 자금 전문가인 맥컬리프 후보와 성공한 사업가인 영킨 후보의 접전은 역대급 기록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와 비교하는 것은 기대치가 너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치단체들의 후원도 눈에 띄게 줄었다. 선거 자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정치행동위원회(PAC)의 후원이 2017년 3,600만 달러, 2021년 4,050만 달러에서 올해는 1,6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한편 후원 내역을 살펴보면 타주에서 모금된 액수가 적지 않았다. 전체 모금액 가운데 스팬버거 후보는 42%, 얼-시어스 후보는 36%가 타주에서 모금됐으며 이는 버지니아 선거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스팬버거 후보의 경우 소액 후원자(평균 150달러)가 4만5천명이 넘어 강력한 풀뿌리 기반을 보여준 반면 얼-시어스 후보는 평균 450달러 이상의 고액 후원자가 대부분이었다. 풀뿌리 기반이 선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거 교수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 그들이 반드시 투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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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