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수갑문제등 韓희망 반영 지시”…구금자 귀국 돌파구

2025-09-10 (수) 10: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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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부, 조현-루비오 면담 결과 발표…趙 “수갑없이 출국·불이익 방지” 요청

▶ 美국무부 발표선 ‘韓구금자 논의’ 언급 없이 무역협력·방위분담 등만 거론

“트럼프, 수갑문제등 韓희망 반영 지시”…구금자 귀국 돌파구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인 300명 구금 사태 해결을 위해 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측으로부터 긍정적 답을 받았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금 한국인 근로자들의 귀국이 조기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루비오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구금된 한국인들은) 범죄자가 아닌 만큼 수갑 등에 의한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하게 미국을 출국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외교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조 장관은 또한 이들이 향후 미국 재방문에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미 행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

조 장관은 특히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부-국무부 워킹그룹' 신설을 제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조 장관은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제조업 부흥 노력에 기여하고자 기술·노하우를 전수하러 미국에 온 한국 노동자들이 체포·구금되는 과정이 공개되어 한국 국민이 상처와 충격을 받았다면서 깊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 사안(한국인 300명 구금)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성을 이해하며, 특히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구금자들을 구금 시설에서, 한국행 전세기가 대기 중인 공항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수갑 등을 차지 않도록 해달라는 한국의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오늘 면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미측과 행정적 실무협의를 적극 전개하고 있으며,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 국민들이 가장 빠른 시일 내 구금에서 해제되고 귀국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부 자료에 앞서 미 국무부가 낸 면담 결과 자료에는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이 한국인 구금자들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언급이 없었다.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이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하며, 이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지난 4일 이뤄진 미 이민당국의 불법 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된 한국인들이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자진 출국' 형태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하지만, 이 일정은 갑작스레 지연됐고, 외교부는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미국 측 사정'이라고만 설명한 상황이다.

구금된 한국인 노동자들을 태우고 갈 전세기는 이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은 8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양자 회담에 이어 오늘 조 장관과 만났다"며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은 70년 이상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 걸친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 축인 한미동맹의 지속되는 강점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국무부는 이어 두 장관이 인·태 지역에서의 억지력 강화, 공평한 방위 분담 확대, 조선 및 다른 전략 분야에서 한국의 투자를 통한 미국 제조업 재활성화, 공정하고 상호적인 무역 파트너십 증진 등 미래 지향적 의제를 통해 한미동맹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미 양측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이 초래하는 불안정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국무부와 마찬가지로 외교부 역시 이날 면담에서 두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 한미 고위급 외교 일정 및 북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또 "조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각별한 안부를 전하면서, 성공적 한미 정상회담에서 형성된 깊은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며 "이에 루비오 장관은 사의를 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안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장관은 "정상회담 성과 문서를 빠른 시일 내 발표하고 관련 후속조치들이 적극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했고, 이에 루비오 장관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두 장관이 중국의 2차대전 전승절(9월3일) 기념행사를 계기로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결과와 함의를 논의했다는 내용도 자료에 포함했다.

이와 관련, 조 장관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한 협력을 모색하자"고 말했고, 루비오 장관은 "대북 대화에 열려 있다. 이를 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페이스 메이커'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자신이 그에 대한 지원 역할을 하겠다며 언급한 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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