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차남 “美 따라 가상자산에 뛰어들라…韓, 아시아 선두”

2025-09-08 (월) 09:06:05
크게 작게

▶ “손 놓고 있으면 멸종…전통 금융 너무 낡았다”

▶ “한국 부동산 투자 기회 보고 있어”…업비트 콘퍼런스 대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차남 에릭 트럼프는 9일(한국시간) 한국의 가상자산 산업과 관련, "아시아의 어떤 나라보다 가장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릭 트럼프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D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세계 가상자산 수도가 된다면 한국은 아시아 수도가 될 수 있나'라는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드임팩트책임자(CBIO)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에릭 트럼프는 화상 연결로 윤 CBIO와 대담했다. 윤 CBIO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로 최근 두나무에 합류했다.


그는 "미국이 디지털자산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며 "그것을 믿고 이해하는 대통령과 내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 놓고 있으면 뒤처지고 멸종할 것"이라며 "미국이 하는 것을 보고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을 겨냥해 "디지털자산과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모두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이유로는 "전력 공급이 엉망"이라며 "그들은 풍력에 의존하는데, 지독하게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에릭 트럼프는 "비트코인은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자 훌륭한 가치 저장 수단이 될 것"이라며 "수십억명의 사람에게 결코 가져본 적 없는 금융 자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형 은행들은 디지털 자산을 수용하지 않으면 업비트를 비롯해 코인베이스, 바이낸스에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슈퍼마켓은 언제든 갈 수 있지만 은행 송금은 그렇게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전통적인 금융은 너무 낡았고, 아버지도 그걸 파악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일가가 부동산과 함께 가상자산 산업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이유로 정치적 압박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 사업은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해온 일"이라며 "5년 전만 해도 디지털자산의 세계에 있게 될 것이라고는 단 1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낙선 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은행이 정치적 압력 때문에 우리 계좌를 박탈하려고 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어 대체적인 금융 수단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디지털자산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와 2기의 환경 변화도 함께 거론했다.

그는 "8년 전에는 업계가 너무 새로웠고, 시대를 앞서 있었다"며 "이후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개선됐고 훌륭한 거래소들이 생겨났고 규제도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에릭 트럼프는 향후 한국에서 신규 부동산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서울에 6개의 빌딩을 갖고 있다"며 "한국에서 우리의 이름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부동산 투자의 관점에서) 몇 가지 큰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 트럼프는 비트코인 채굴 업체인 아메리칸비트코인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활동하고 있다. 트럼프 일가 부동산 사업을 운영하는 트럼프그룹 부사장이기도 하다.

한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오경석 대표는 행사 인사말에서 "업비트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지원한다면 K금융이 아시아를 거쳐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거래소와 달리 업비트에서는 파생상품 거래가 불가하고 내국인 거래만 가능한 등 사업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을 한국에서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준다면 국가대표 선수로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이석우 전 대표에 이어 지난 6월 신규 선임됐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