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수자 48% ‘특정 종교 있음’
▶ ‘영혼·초자연 세계’ 믿음 높은 편
▶ 종교의 사회적 역할엔 부정적

미국 내 성소수자 성인 중 약 절반은 종교인으로, 영적 신념도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미국 내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LGBT·이하 성소수자) 성인들은 비 성소수자 성인들에 비해 종교적 신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인다. 특히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는 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비율이 일반 성인보다 높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또, 인간에게 영혼이나 정신이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성소수자와 일반 성인 간의 인식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성소수자들의 종교와 영성 인식에 대해 자세히 분석했다.
▲ 성소수자 48% ‘특정 종교 있음’
이번 조사에서 성소수자 중 약 절반(48%)은 자신이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특정 종교에 속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일반 성인 중 73%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작년 여름 미국 성인 1만 658명(성소수자 751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성소수자 중 약 52%는 종교에 속하지 않는 ‘무종교인’으로 일반 성인(26%)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무종교에는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혹은 특별한 종교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포함됐다.
성소수자 중 ‘종교가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7%로, 일반 성인(4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종교 예배 참석률 역시 월 1회 이상 참석한다고 답한 성소수자는 16%로, 일반 성인(31%)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루 한 번 이상 기도한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23%와 46%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미국 성인 중 약 8%가 성소수자로 집계됐다.
▲ 영적 신념도 높은 편
성소수자들의 종교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상당수는 영적인 신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성소수자 중 약 80%는 ‘사람에게는 육체 외에 영혼이나 정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고 응답했고, 약 69%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자연 세계를 넘어선 영적인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성소수자들은 다음과 같은 영적 경험을 최소 주 1회 이상 한다고 답한 비율이 일반 성인과 비슷하게 조사됐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외심을 느낀다(성소수자 62% vs. 일반인 62%) ▲영적인 이유로 자연 명소를 방문한다(16% vs. 14%) ▲영적인 목적의 명상을 한다(21% vs. 23%). 하지만 ▲신이나 보편적인 영혼을 믿는다(64% vs. 85%) ▲사후 세계(천국, 지옥 또는 둘 다)를 믿는다(46% vs. 72%) 등의 항목에서는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종교 역할에 대해서는 부정적
성소수자들은 종교 기관과 종교가 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 훨씬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소수자 중 46%는 종교가 미국 사회에 ‘이익보다 해악을 더 많이 끼친다’고 답한 반면, ‘이익이 더 크다’고 답한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이익과 해악이 비슷하다’는 응답은 37%였다. 일반 성인의 경우 ‘해악이 더 크다’고 답한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또, 성소수자들은 종교 단체가 돈과 권력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보는 비율이 80%로, 일반 성인(57%)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교회 등 종교 기관이 사회 도덕성을 강화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성소수자가 35%로, 일반 성인(67%)에 비해 낮았다. 성소수자들이 종교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하는 부분도 있었다. 대다수는 교회와 종교 단체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공동체 유대를 강화한다고 생각했으며(69%), 빈곤층과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63%).
퓨리서치 센터는 성소수자들이 평균적으로 젊다는 점이 종교성, 영성, 종교에 대한 태도 차이가 나는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센터가 실시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젊은 세대일수록 종교적 신념이 약하고, 종교가 사회에 이익을 더 많이 준다고 보는 비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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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