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I가 주도한 IFA 2025…신기술 전쟁터로 외연 넓혔다

2025-09-07 (일) 04: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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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첨단 기술 돋보여…유럽 시장 두고 친환경 경쟁 치열

AI가 주도한 IFA 2025…신기술 전쟁터로 외연 넓혔다

삼성전자, IFA 2025서 ‘AI 홈’ 선보여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가 오는 9일(현지시간) 닷새간의 여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올해 전시는 '미래를 상상하다'를 주제로, 생활가전을 넘어 인공지능(AI), 로봇, 확장현실(XR) 등 첨단 산업 전반으로 외연을 넓히며 가전 전시회 이상의 의미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IFA 참가 기업들이 제시한 '미래'의 핵심은 AI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AI 홈'을 앞세워 생활 전반에 걸친 연결성과 확장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모바일 기기는 물론 에너지 관리까지 연동되는 '생활 생태계'를 선보였고, LG전자는 AI 홈 허브 'LG 씽큐 온'을 중심으로 초개인화 경험을 소개했다.

AI 기술은 주거를 넘어 차량과 산업 현장까지 확장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시에서 매장·오피스·주거 단지로 확장되는 AI 기반 기업간거래(B2B) 설루션을 소개했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설루션을 통해 근로자가 갤럭시 워치 등 전용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작업하면 온열질환, 낙상 등 위험 징후를 포착해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시했다.

LG전자는 AI 모빌리티 공간 설루션 '슈필라움'을 통해 AI 홈이 집과 모빌리티를 넘나들며 확장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슈필라움에서 홈 캠을 통해 집 안 상황을 확인하고, 차량 내 와인셀러 등 가전기기의 에너지 사용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도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올해 IFA에는 1천800여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이 중 700곳 이상이 중국 기업이었다. 전시장 세 곳 중 한 곳을 중국 업체가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규모다.

이들은 과거의 가성비 전략에서 벗어나 혁신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TCL은 AI 로봇 '에이미'를 소개했고, 드리미는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로봇청소기 '사이버 X'를 선보였다. 하이센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홍보에 투입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도 신선한 시도가 이어졌다.

LL비전은 실시간 번역 기능을 갖춘 스마트 안경을, 인모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안경을 내놨다.

중국 기업들은 AI를 통해 가전의 성능을 개선하는 건 물론 연결성에도 한층 다가가는 모습이었다.

AI를 연동한 스마트홈 설루션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 홈을 직접 겨냥한 것이어서 향후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IFA에서는 유럽 시장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됐다.

관세로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격전지로 유럽을 택한 것이다.

유럽 소비자들이 에너지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삼는 만큼, 기업들은 이를 핵심 이미지로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효율·친환경 기술을 강조했고, 중국 업체도 합리적인 가격에 지속가능성을 결합해 접근했다.

좁은 가옥 구조 탓에 빌트인 수요가 높은 유럽 특성을 고려한 전략도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빌트인 가전 신제품을 선보였고, 밀레·보쉬 등 유럽 토종 기업들은 주방 가전 라인업을 확장해 방어에 나섰다.

올해 IFA는 전시를 넘어 비즈니스 교류의 장으로도 활발히 기능했다.

LG전자는 전시관 내 B2B 고객 전용 상담으로 역대 최대인 1천762㎡의 공간을 마련해 현지 유통 업체와의 협력 논의에 속도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IFA 2025에 대해 "생활가전보다 첨단 산업과 관련한 신기술에서 볼거리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미래 생활 전반을 가늠하는 기술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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