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출신 정치인들 60년대 멘탈리티에 갇혀”
2025-08-20 (수) 07:55:24
정영희 기자

지난 16일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월례강좌에 참석한 50여명의 회원들이 노영찬 교수의 도덕경 29장 강독에 귀 기울이고 있다.
“지도자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이 세상을 자기 뜻대로 지배할 수 있다는 헛된 자만심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들이 깊이 새겨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 16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월례강좌에서 조지메이슨대 노영찬 명예교수는 도덕경 29장을 강독하며 “현재 한국을 이끄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은 아직도 1960년대 멘탈리티에 갇혀 세상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 교수는 “이 세상은 어떤 특정한 인물이 자기 마음대로 잡고 흔들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노자는 그러한 시도가 기필코 실패할 것이라 경고했다”며 “진정한 지도자는 교만을 내려놓고 자연과 우주의 움직임을 살펴 지혜와 겸손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2600년전 노자는 이 세상을 신기(神器)라 생각했으며, 이 세상은 거룩하고 성스럽고 신비한 대상이지 함부로 지배할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지배자가 자기 마음대로 세상을 지배하려고 할 때 위(爲)가 나온다. 이것은 자연의 흐름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피지배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며 칼 막스나 공산주의 이념을 그 예로 들었다. 인간의 본성 즉 자유나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기본권을 무시한 공산주의나 전체주의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인위적인 위(爲)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爲)를 없애는 것이 바로 무위(無爲)라고 정의한 노 교수는 “서구문명이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객관화함으로써, 과학적 사고가 발달했지만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은 자연을 비신비화(de-mystify)시켜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을 과학이나 분석의 대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이 없어진다. 자연을 단지 인간의 필요를 위한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객체로 떨어뜨린 것은 불행한 일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세상을 신기로 보았던 노자의 그 세계관을 회복해야 한다”며 강좌를 마무리했다.
강좌에 앞서 김면기 회장은 청원선사의 선시 ‘초심으로 돌아가다’를 소개한 후 “어려서는 세상을 보는 시각이 긍정적이나 자라면서 부정적이 되고, 성숙해서는 혼돈이 오지만 다시 깨달은 후 긍정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된다”면서 “깊고 심오한 동양정신의 진리를 깨달아 참 길(道)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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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