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물가 허덕이는데”… 또 오르는 전기료

2025-09-16 (화) 12:00:00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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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슨 내달 10% 인상
▶ 연간 200달러 추가부담

▶ 수도료는 10년새 60%↑
▶ 한인 등 서민들‘이중고’

그동안 많이 오른 전기료가 오는 10월부터 또 한 차례 인상을 앞두고 있는 등 남가주의 전기·수도요금이 동시에 오르면서 한인을 비롯한 서민층 가계가 이중고에 직면했다.

UCLA 루스킨 혁신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LA 카운티의 평균 가정용 수도요금은 2015년 이후 10년 동안 약 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CE·이하 에디슨)이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을 10% 인상하기로 하면서 생활비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LA타임스는 캘리포니아 공공사업위원회(CPUC)가 내달 1일부터 에디슨 전기요금 약 10% 인상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인상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에디슨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요금 조정 가능성에 대한 사전 안내를 진행하면서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와 신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CPUC는 이 같은 인상으로 인해 주택 평균 전기요금이 월 17달러, 연간 약 200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월 500kWh를 사용하는 고객의 전기요금은 10월 1일부터 171달러에서 188달러로 인상된다. 또한 이번 인상은 에디슨이 내년 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한 요금 인상안 중 하나에 불과해, 향후 추가 요금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와 함께 UCLA 루스킨 혁신센터와 UC 농업·천연자원부(UCANR)가 공동으로 조사한 ‘2025 남가주 커뮤니티 수도시스템 아틀라스’에 따르면, LA, 오렌지, 리버사이드, 컨, 샌버나디노, 벤투라 등 남가주 6개 카운티의 663개 수도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LA카운티의 평균 가정용 월 수도요금은 2015년 약 50달러에서 2025년 79.50달러로 약 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4.7% 상승한 수치로, 같은 기간 10년간 평균 인플레이션률 3.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수도요금 인상의 배경으로 ▲노후화된 수도 시스템 교체 ▲가뭄 대비 및 안정적 공급 확보 ▲수질 규정 강화 및 이를 위한 설비 투자 확대를 꼽았다. 캘리포니아주는 2012년 ‘안전하고 저렴한 식수 접근권’을 인권으로 선언했지만, 실제 요금 지원 제도는 여전히 미비해 많은 가구가 상승한 수도요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저소득층·취약 지역(DACs, SDACs)이 비취약 지역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요금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부각됐다. 소규모 수도 시스템일수록 관리·감독이 분산돼 있고 재정적·기술적 역량이 부족해 수질 개선과 요금 안정성에 취약했다. UCLA 연구진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지역 간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경고했다.

또한 컨 카운티는 지난 10년간 1,546건의 수질오염(MCL) 위반 사례를 기록해 남가주 6개 카운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농업 지대 특성과 지하수 의존도, 관리·감독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소규모 시스템의 개선과 통합, 기술 지원, 장기적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주 정부 차원의 요금 지원 프로그램과 취약계층 보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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