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 “트럼프, 경제·외교정책 위해 미 기업들 표적 삼아”
▶ “중국 모델 미국에 도입”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외교정책의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 기업 문제에 직접 개입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와 AMD의 중국 매출 중 15%를 정부에서 받기로 하는가 하면, 정부가 민간 기업 인텔의 최대 주주가 되려는 움직임 등은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중국 모델'을 미국에 들여오는 셈이라는 비판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 정부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 기업 문제에 직접 개입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움직임은 선거운동 때 언급이 없었던 것이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월가 금융인들로 구성된 팀의 지원을 받아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판매한 AI 칩에서 발생한 수익의 15%를 정부가 받기로 하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했다.
또 경영난을 겪는 인텔의 지분 10%를 미국 정부가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미 국방부가 잘 알려지지 않은 희토류 생산업체 MP머티리얼스에 4억달러를 투자, 우선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월가와 워싱턴의 정책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수십 년간 이런 사례를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조치가 성공한다면 민간 투자자나 일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이득을 보고 미국 국가 안보도 중국보다 훨씬 앞서게 만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납세자의 손실로 이어지고 투자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위험한 베팅이기도 하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포트폴리오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최고 투자 책임자 리 먼슨은 "대통령이 '해외에 제품을 팔려면 정부에 돈을 내야 한다'고 말하는 이런 분야가 연속해서 생길까 봐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허가하는 조건으로 US스틸의 주요 경영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황금주를 받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고 있으며, 이는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반도체, 핵심 광물과 같은 산업에 집중하는 것은 자의적인 것이 아니다. 이 분야는 국가 및 경제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또 "인플레이션 완화, 수조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역사적인 무역 협정, 그리고 수천억 달러의 관세 수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리더십이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향한 길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게리 허프바우어 선임 연구원은 정부의 민간 기업 문제 개입과 관련해 미국에서는 없었던 국가 주도 방식이라며 "중국 모델이 미국 정부에 도입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