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먼·월러, 인하 주장
▶ 다수 ‘관망 기조’ 유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30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면서 ‘좀 더 관망하면서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 조속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개진한 위원이 2명 나타나 연준 내부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한 모습이다.
연준에 따르면 29∼30일 2일간 이어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이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한다는 다수 의견에 반대해 0.25%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고 소수 의견을 냈다.
2∼3년 주기로 돌아가면서 FOMC 투표권을 보유하는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과 달리 상시 의결권을 행사하는 연준 이사들이 다른 다수 의견에 반대해 소수의견을 개진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블룸버그는 두 명의 연준 이사가 금리 결정에서 소수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월러 이사와 보먼 부의장과 달리 다수 FOMC 구성원은 이번 회의에서 경제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최근 물가지표가 추가 금리인하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는 있지만, 고용 사정이 아직 양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분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다수 위원의 판단이다.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남은 상황에서 9월 회의 때까지 최신 고용 및 물가 지표를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관세의 경제 영향이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6월 내놓은 경제전망(SEP)에서 FOMC 구성원 7명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 상승) 진입 위험을 고려해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이런 전망을 택한 위원 수는 3월 전망 때의 4명보다 오히려 더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 연준 내부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향후 금리인하 행보에 추가적인 힌트를 거의 주지 않은 가운데 금융시장의 9월 금리 인하 기대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FOMC 회의 후 오는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35%로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