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특검, 드론사령관 긴급체포 구속영장…외환 수사 첫 신병시도

2025-07-20 (일)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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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 의혹 수사 가속도…계엄 연관성 부인, 증거인멸·도주 우려 판단

▶ 김용대 “합참 지휘 정상작전, 계엄과 무관” 주장…21일 법원 영장심사

특검, 드론사령관 긴급체포 구속영장…외환 수사 첫 신병시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17일(한국시간) 내란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미리 준비한 글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0일(이하 한국시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드론사에 직접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다는 외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핵심 관계자로,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검팀이 외환 혐의와 관련해 주요 인사의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기소 후 외환 수사에 가속도를 붙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란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후 2시 김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신병을 확보할 사유가 있어 우선 확인된 범죄 사실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김 사령관을 형법상 일반이적 및 허위공문서 작성,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이튿날인 18일 밤 긴급체포했다.

특검팀은 김 사령관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과 계엄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점에서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 변호인은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국가를 위해 군인으로 30여년간 살았는데 너무 억울해한다"며 김 사령관의 괴로운 심경을 전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일단 김 사령관 구속영장에는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만 적용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확보해 공개한 드론작전사령부의 '정찰드론중대 숙달비행훈련' 문건에 따르면, 드론사는 지난해 10월 15일 우리 군 무인기 2대를 가지고 비행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1대만 비행이 이뤄졌고, 다른 1대에 대해선 "정상 비행을 하다가 원인 미상으로 없어진 것처럼 보고서에 쓰라는 상부 지시가 있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분실 처리된 무인기는 엿새 전 북한 평양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때문에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로 비행한 것처럼 꾸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 사령관은 조사를 받은 뒤 "비밀 군사 작전이기 때문에 사실대로 기재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 있었는데 행정 미숙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저 포함 부대원들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말한 바 있다.

특검팀은 김 사령관 신병을 확보한 뒤 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한다.

하지만 김 사령관은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은 북한의 오물풍선 대응 목적으로 합참 지시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등 대통령실로부터 별도로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며 비상계엄과 작전의 연결고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 17일 특검팀 조사를 받은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 역시 김용현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북한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며 군의 정상적인 지휘 체계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남 부장판사는 앞서 10일 내란특검팀이 청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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