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름 낭만으로 채운 ‘시와 음악 그리고 영성’

2025-07-11 (금) 07:33:32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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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맥포럼 최영권 신부 특강

여름 낭만으로 채운 ‘시와 음악 그리고 영성’

최영권 신부(가운데)가 10일 설악가든 회의실에서 시상과 악상이 어떻게 영성과 합체를 이루는지에 대해 특강하고 있다.

아름다운 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특강이 10일 애난데일에서 열려 7월의 여름날을 낭만으로 채웠다.
포토맥 포럼(회장 이영묵) 초청 특강에서 음악가이며 시인인 최영권 신부(성프란시스 한인성공회)는 ‘시와 음악 그리고 영성’의 주제 아래 시와 아름다운 음악을 연결시켜 강연했다.

최 신부는 “시의 기원은 로고스이신 하느님께서 시를 읊듯이 천지창조를 하시며 시작됐다. 그 어마어마한 천지창조의 세부적 내용을 다 말로 기록할 수 있겠는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방법은 시적 언어였다”고 전제했다.

애난데일 소재 설악가든 식당에서 약 60명이 참석한 특강에서 최 신부는 “근대 시와 음악의 출발점은 16세기의 종교개혁, 철학의 동요, 암흑시대로부터의 계몽, 로고스 신앙으로의 회귀, 인쇄술 발전과 함께 시작됐다”며 “시, 문학, 악보 인쇄와 보급에 따른 사회, 문화, 경제의 근본적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현대음악의 한 장르인 미니멀리즘을 제시한 바흐의 ‘Prelude in C Major’를 비롯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무한한 찬미와 흠숭을 담은 로버트 브릿지의 시에 곡을 붙인 ‘예수 인류 소망의 기쁨’을 피아노 키보드 즉석 연주와 함께 소개했다.
음악의 형이상학에 대해서는 “음악은 본질적으로 형이상학을 추구하는 소리철학”이라고 정의한 후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와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언급했다

독일의 낭만주의 시인 쇼버의 시에 슈베르트가 작곡한 ‘음악에 붙임(An Die Musik)’과 즉흥곡 ‘Impromptu Op,90 No.3’을 설명하며 “즉흥곡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그대로 음으로 그려 낸 곡”이라고 강조했다. 슈베르트의 작곡활동을 지원한 사교모임 ‘슈베르티아데’의 결성은 독일가곡(German Art Songs) 장르가 생겨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도 했다.

죠르다니의 ‘Caro mio ben’ 원작시에 대한 해설과 낭송 후 마지막으로 최신부는 슈만/리스트의 ‘헌정(Winmung)’에 대해 설명했다. 피아노 키보드 연주 후 최 신부는 “이 곡은 뤼케르트의 시에 슈만이 아내 클라라를 위해 작곡한 작품으로 나중에 리스트가 피아노 독주곡으로 작곡해 잘 알려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뤼케르트는 독일의 대표 시인으로 그의 시 ‘아름다움을 사랑한다면’은 말러가 아내 알마를 위해 곡을 부쳐 헌정했다고 밝히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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