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7 정상회의 캐나다서 개막
▶ ‘이스라엘·이란’ 최대 의제
▶ 다자회의보다 양자회담 관심
▶ 트럼프 “중국 G7 참여 찬성”

16일 캐나다 앨버타주의 휴양도시 캐내내스키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이 참석한 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지난 15일 캐나다 앨버타주의 휴양도시 캐내내스키스에서 막을 올렸다. G7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이끌어가는 서방 7개 선진국 그룹을 말한다. 이번 회의에는 G7 정회원국 이외에도 한국과 우크라이나, 인도 등 6개국 정상이 초청됐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회의 직전 발생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동시다발적 위기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분쟁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며 트럼프의 외교력과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회의는 의장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회의가 열리는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공식 환영식 등은 16일부터 진행된다. 주최국 캐나다와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은 첫날부터 공식 일정 전 개별 회담에 돌입했다. 이번 회의는 17일까지 열린다.
이번 G7의 주요 주제는 ‘국제무역과 안보’다. 군사협력, 광물 확보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참여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다만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기습 타격하며 당초 추가 논의에 포함됐던 지정학적 분쟁 조정이 이번 회의의 주요 주제로 떠올랐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이스라엘-이란 간 분쟁 관련 성명 발표 여부를 참여국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 명단에 포함된 만큼 우크라이나 문제도 다뤄진다. 캐나다는 17일 예정된 조찬 일정 주제를 ‘강하고 주권을 가진 우크라이나’로 정했다. 한 유럽연합(EU) 관계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EU는 이란의 대(對)러시아 지원이 분쟁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해왔다”고 말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도 동시에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G7 회의에서 제대로 된 논의를 장담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잇따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다. 장 크레티앙 전 캐나다 총리는 AP통신에 “트럼프가 뉴스에 출연하기 위해 작정하고 ‘미친 짓’을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카니 총리의 (취임 후) 첫 백악관 회담처럼 침착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캐나다 샤를부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G8 축출을 문제 삼으며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공동성명 서명을 거부한 채 회의 도중 자리를 떴다.
캐나다는 ‘샤를부아의 악몽’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G7에서는 모든 정상이 참여한 공동 성명 채택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의제별로 총 6개의 의장 성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기존에 발표해 오던 공동성명에 비해서는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각 정상들이 성과 도출 가능성이 떨어지는 다자회의를 제쳐두고 관세 문제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전 카니 총리와의 양자회담을 시작으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최소 3명의 정상과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이번 회의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관세 협상 조기 합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중국의 주요 7개국(G7) 회의체 참여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7 회의 참석,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대화하기에 앞서 중국의 G7 참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며 “나는 그것에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G7 정식 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인지, G7 회의에 중국을 옵서버로 초청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아 보인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이 G7에 가입할 경우 모임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G7은 (러시아가 빠지기 전까지) G8이었다”며 러시아를 그룹에서 제외한 것은 “매우 큰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인 지난 2014년 3월 G8 회원국 자격이 정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공방에 대해 “이란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고 말하겠다”며 “그들은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