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시오스 보도…對이란 공격 동참에 선긋되 ‘레드라인’도 제시

스타머 영국 총리와 나란히 선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미국인을 공격하지 않는 한, 현재의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사태에 적극 개입(군사적 개입)할 계획이 없음을 몇몇 중동 국가들에 밝혔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16일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미국의 메시지를 받은 나라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5일 중동의 동맹국들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이미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이란이 탄도미사일 등으로 보복 공격을 했을 때 이스라엘을 위해 미사일 요격 등을 지원한 바 있다.
또한 미군은 항공모함 니미츠호의 베트남 입항 계획을 취소한 뒤 중동으로 보내는 한편, 다수의 공중급유기를 중동 쪽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AFP 통신 등 외신에 보도된 바 있다.
악시오스 보도는 결국 미국이 중동의 맹방인 이스라엘 방어 지원을 넘어, 대이란 공격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할 계획까지는 없다는 현시점의 '원칙'을 제시했다는 취지다.
미군은 중동에서 군사적 개입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긴급한 상황에 대비하고, 이란의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당장 이란을 공격하는 데 동참할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넘어 중동의 미군기지를 타격하는 등의 미국인을 표적으로 한 공격에 나설 경우 미국은 그것을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어떤 상황이 되면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분쟁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자 "나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군사행동 신중론은 이스라엘의 기대와는 엇박자를 내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이스라엘 측은 미측에 이란 핵프로그램 제거를 위한 공격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한 미국 정부 당국자가 14일 밝혔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암살하는 군사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다고 지난 주말 미측 당국자들은 악시오스에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도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개입하지 않는 한 미국과의 핵 협상을 재개하고, 이스라엘과는 서로 적대행위를 중단하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제3국을 통해 미국·이스라엘에 전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제공권을 장악한 것으로 보이는 이스라엘이 현재로선 대이란 공격 중단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어 중동 상황이 언제쯤 긴장 완화 국면으로 들어설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