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엔총회, ‘가자 휴전’ 결의 채택…韓 등 149국 찬성, 美는 반대

2025-06-12 (목) 05: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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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주의적 접근허용·인질석방·이스라엘군 완전철수 등도 요구

▶ 국제법상 구속력 없지만 정치·외교적 의미…이스라엘 반발

유엔총회가 12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유엔총회는 이날 오후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투표에 참여한 193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인 149개국 찬성으로 가결했다.

미국, 이스라엘 등 12개국은 반대표를 행사했고, 19개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채택된 결의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의 석방, 이스라엘이 구금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송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겨냥, "민간인을 상대로 한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과 인도적 구호 접근을 불법적으로 거부하며 민간인들로부터 생존에 필수적인 물품들을 박탈하는 것, 특히 구호물자 공급과 접근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유엔총회 결의는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가자지구 휴전결의 채택 불발에 따른 대안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4일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를 표결에 부쳤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에 실패한 바 있다. 15개 이사국 중 미국을 제외한 14개 이사국은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에 찬성 의사를 표했다.

한국은 지난 4일 안보리 결의 표결에서 찬성표를 행사한 데 이어 이날 총회에서도 찬성표를 던졌다.

유엔총회 결의는 안보리 결의와 달리 국제법상 구속력은 없지만 다수 유엔 회원국의 의지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외교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에 머물도록 할 수 없다며 무조건적인 휴전이나 영구적인 휴전 요구를 거부해 왔으며, 미국도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가자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결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총회 표결에 앞서 "휴전을 인질 석방 조건에 연결하지 못함으로써, 모든 테러 조직에 민간인 납치가 효과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투표에 참석하지 말아 달라고 회원국들에 촉구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인질로 데려간 뒤 촉발됐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 5만5천104명이 사망하고 12만7천394명이 부상했다고 전날 집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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