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 쌓이고 구매자 망설여…고금리에 경제불확실성
시애틀지역 주택시장이 전통적인 성수기인 5월에도 활기를 되찾지 못한 채 침체의 늪에 빠졌다. 주택 매물이 시장에 쌓이면서 수요 위축이 뚜렷해졌고, 모기지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이 구매 심리를 짓눌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북미 종합부동산정보업체인 NWMLS에 따르면 5월 말 기준으로 시애틀 지역의 단독주택 계약 건수는 전월 대비 다소 반등했으나, 여전히 많은 매물들이 ‘대기 상태’로 남아 있어 수요 회복세가 더딘 실정이다.
대부분의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예년과 달리 봄 시장이 일찍 시작됐지만, 빠르게 열기가 식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일부 주택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지만, 상당수 매물은 사실상 ‘거래 절벽’ 상태이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질로우의 카라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5월은 2018년 이후 시애틀 구매자들에게 가장 많은 협상력이 주어진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여전히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5월 킹카운티 단독주택의 중간 매매가는 98만9,000달러로, 전월 대비 4%, 전년 동기 대비 1%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시애틀 시내는 100만 달러로 전년보다 5% 상승한 반면, 벨뷰 등 이스트사이드는 160만 달러로 4% 하락했다. 킹 카운티 남북부도 하락세를 보였다.
킹카운티 외곽은 소폭 상승했다.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83만3,000달러(1%↑), 피어스 카운티는 58만9,000달러(5%↑), 킷샙 카운티는 59만4,500달러(2.5%↑)를 기록했다.
모기지 금리는 현재 연 7%에 근접해 있으며, 평균적인 주택 구매시 월 모기지 상환액은 약 4,000달러에 달해 전국 주요 도시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체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지만, 일부 인기 주택에는 여전히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
한 에이전트는 “시애틀에서 100만 달러 이하 단독주택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매물은 여전히 여러 명이 경쟁한다”고 전했다.
다만 첫 주택 구매자, 혹은 자녀 학기 일정과 무관한 구매자 등은 굳이 지금 거래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콘도와 타운홈 시장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시애틀 컴퍼스 소속 라이언 팔라디 에이전트는 “현재 콘도 시장은 ‘완전한 정지 상태’”라고 전했다.
5월 기준 킹카운티 콘도 중간가는 약 57만 달러로 전년 대비 4% 하락했고, 4개월 분량의 재고가 시장에 쌓여 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유사한 수준이다.
매물은 늘고, 거래는 줄면서 가격 인하도 급증하고 있다. 질로우에 따르면, 5월 전체 매물 중 25% 이상이 가격을 낮췄으며, 이는 2018년 이후 5월 기준 최고치다.
팔라디 에이전트는 “현재의 정체 국면은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한 지속될 것”이라며, “특별한 반전 요소가 없다면 이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결국 해법은 금리 인하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금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카라 응 이코노미스트는 “연말까지 금리가 6% 중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면서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