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I시대, 인간이란 무엇인가 질문 필요”

2025-05-21 (수) 07:46:52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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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영찬 교수 도덕경 강독

“AI시대, 인간이란 무엇인가 질문 필요”

지난 17일 월례강좌에 참석한 동양정신문화연구회 회원들이 노영찬 지도교수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있다.

“AI 등 첨단의 과학기술문명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인간성 상실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인류의 앞날을 내다볼 때 이런 과학기술문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지난 17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조지메이슨대)는 “노자는 자연과 인간을 별도로 떼어내지 않고 서로 연관시켜 이해했다. 자연스러움 속에 자율을 강조했다”며 “사물을 객관적으로만 이해하는 이분법적 사고 속에서 자연의 훼손, 남용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덕경 제 26장 강독에서 노 교수는 “노자는 인간의 윤리나 도덕, 법의 바탕이 바로 자연이라 했다. 자연은 인간의 위대한 스승으로, 자연을 이해하면 신의 섭리도 이해하게 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자연의 원칙에 입각해 동양사회에서 가장 이상적 인간상으로 보는 군자나 성인은 무거움이 그 성격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세상을 다스리는 지도자들은 말과 행위에 있어서 신중하라는 뜻이다.

노 교수는 “자연의 법칙과 같이 인간사회의 법칙도 마찬가지다. 조급함이 아니라 조용함이 지배하는 가정, 사회, 국가가 되어야 한다”면서 “지도자가 안정을 잃어버리면 국가의 혼란과 불안정을 초래하고 지배자의 자리를 잃어버린다”며 작금의 복잡한 한국 정치 상황을 그 예로 들었다.

반면 서구 근대의 자연관은 자연을 인간에게서 독립시켜, 자연을 객관화시켰다고 비교 설명했다. 즉 인간만이 주관성을 갖고 있으며, 자연은 인간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시각이었다는 것.

서구사상은 중세 때만 해도 자연을 신(神)과 연관시켜 생각했다. 그러나 근대로 접어들면서 자연을 객관화 시키기 시작했으며 과학적인 사고가 싹트기 시작했다. 갈릴레오는 기독교인이었지만 천문학자이었기에 자연이나 하늘을 인간과 관계없이 생각했다. 갈릴레오는 “교회는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해야 하늘(나라)에 갈 수 있는지를 가르쳤지만, 하늘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 말은 중세의 세계관에서 근대의 세계관으로 옮겨 오는 과정을 적절히 표현한 말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노교수는 “자연의 흐름 속 심오한 진리를 깨달으면 삶의 길이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강좌에는 처음 나온 이진월 스님(전 동국대 교수, 워싱턴 무량사 회주) 등 약 60명과 조지 메이슨대학 한국학센터에서 1년의 비지팅 스칼라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김대철 검사(서울 중앙지검) 부부가 인사차 참석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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