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메디케이드·푸드스탬프 수혜자 대폭 줄인다

2025-05-14 (수) 07:45:15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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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하원 공화당 개편안 추진

▶ 8,800억·3,000억달러 각각 예산축소 수백만명 수혜자격 박탈 우려

연방하원 공화당이 메디케이드와 SNAP(푸드스탬프) 수혜자를 대규모로 축소시키기 위한 개편안을 추진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개편안이 현실화될 경우 저소득층에 대한 타격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방하원 공화당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세금감면 정책을 위한 재정 확보를 위해 메디케이드 개편안과 SNAP 개편안을 각각 발표했다.
메디케이드의 경우 8,800억 달러, SNAP 프로그램은 3,000억 달러 예산 절감이 목표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각 주정부가 연방정부의 보조를 받아 제공하는 건강보험으로 전체 수혜자가 7,000만 명이 넘는다. 또 SNAP은 푸드스탬프로 불리는 저소득층 대상 식비 보조 프로그램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12.5%에 달하는 약 4,200만 명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은 이번 개편안이 입법화될 경우 저소득층 수백만 명이 수혜 자격을 잃을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 등의 방만한 운영으로 인해 예산낭비가 심각하다며 대대적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이번 메디케이드 개편안은 2029년 1월부터 19~64세 사이 성인 수혜자를 대상으로 매달 최소 80시간의 근로 또는 자원봉사 참여, 교육 프로그램 등록 등을 요구하는 것이 최대 변화다. 신체적 능력이 있음에도 경제활동 등을 하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는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가입자들은 연 2회 수혜자격 확인을 위한 서류 제출이 요구된다. 연방빈곤선 100%를 초과하는 소득을 버는 이들은 일부 의료 서비스에 대해 최대 35달러까지 본인 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 외에 100만 달러가 넘는 주택 소유자는 메디케이드 가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또 뉴욕 등 불법체류자에게 메디케이드 가입을 허용하는 주에 대해서는 연방정부 보조금을 10% 삭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SNAP 프로그램 역시 수혜자격 강화가 추진된다. 현재는 부양가족이 없는 54세 이하 수혜자를 대상으로 매달 80시간 근로가 요구되지만, 개편안은 7세 이상의 자녀를 둔 사람을 포함해 64세까지 근로 요건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개편안에는 SNAP 수혜 대상을 미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로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각 주정부를 대상으로 2028년부터 SNAP 프로그램에 대한 기금 지원도 요구된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공개한 메디케이드 및 SNAP 개편안을 각각 하원 내 관련 소위원회에서 잇따라 심의해 이달 안으로 하원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당 및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물론, 하원 공화당 내 일부 우려 목소리도 존재해 향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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