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란치스코 사용한 ‘손님방’ 대신… ‘교황 아파트’ 입주하는 레오 14세

2025-05-1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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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교황 ‘교회 전통 중시’ 행보

8일(현지시간) 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자신의 거주지로 바티칸 사도궁 내 교황 아파트를 택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려하다’는 이유로 교황 아파트 대신 바티칸 게스트하우스인 산타 마르타의 집을 사용했기에 이러한 태도를 이어갈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으나 ‘교회의 전통’에 보다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안사통신, 라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사도궁 내 교황 아파트를 향후 거처로 사용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사도궁은 성 베드로 대성당 오른쪽에 있는 건물들을 일컫는다. 부속 건물 중 한 곳이 교황 아파트로 쓰이는데 여기엔 거실, 침실, 병실, 예배당, 서재, 비서실, 접견실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03년 비오 10세 교황 때부터 교황 거주지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1일 선종 때까지 사도궁 대신 산타 마르타의 집 201호를 거처로 활용했다. 그는 교황의 전통적 거처를 거부한 이유로 ‘화려함’을 꼽으며 “(사도궁에) 갔을 때 ‘(여기 살면) 안 돼’라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고 2013년 바티칸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산타 마르타의 집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었기에, 레오 14세의 사도궁 선택은 ‘권위 또는 화려함으로의 복귀’로 해석될 것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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