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출신 교황 탄생 기뻐”

2025-05-12 (월) 08:14:51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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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지역 한인들, 평화에 대한 기대감↑

▶ 2027년 한국 방문도 예정

“미국 출신 교황 탄생 기뻐”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앞에서 미국인들이 성조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시카고 태생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면서, 워싱턴을 비롯한 미주 한인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는 큰 환호와 기대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특히 워싱턴 지역 한인 성당들은 공동체의 기도와 함께 새 교황의 첫 발걸음을 응원하며, 향후 교회의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프랜시스 추기경은 시카고 출신으로, 교황 레오 14세라는 이름으로 즉위했다. 미국 국적 성직자가 교황직에 오른 것은 역사적인 순간으로, 미주 한인 가톨릭계는 그 선출을 깊은 감동과 자부심을 느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교황 선출 소식에 대한 한인 신자들의 반응은 뜨겁고, 새 교황의 사목적 메시지에 대한 공감이 이어졌다.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위치한 성정바오로 성당의 배하정 다니엘 신부는 “로버트 프랜시스 추기경이 교황 레오 14세로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하느님의 섭리에 감사했다”며 “미국인으로 페루 빈민을 위해 사목하신 분을 교황으로 만든 것에 하느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황은 첫 메시지로 ‘평화’를 이야기 했다”면서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성정오바오로 성당에 출석하는 황원균(비엔나 거주) 씨는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특히 빈민가에서 사목한 분이 교황에 선출돼 기쁘다”면서 “교황을 통해 세계 평화가 다시 찾아오고 경제적 혼란도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선출이 확정된 후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이탈리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메릴랜드 온리에 소재한 워싱턴한인천주교회(박문성 마태오 신부)에 출석하는 윤희정(게인스빌 거주) 씨는 “미국에 살고 있지만 미국에서 교황이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미국인 교황이 나온 것에 감사하고 기쁘다”면서 “그 분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 남달라 ‘성스러운(Holy)’라는 말을 들었고 오랫동안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는데 그 분을 통해 평화가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수도회 소속 교황님이라 더더욱 기대가 된다” “전 교황님께서 뽑은 추기경님이라 전 교황님의 뜻을 잘 이어가시리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 레오 14세의 고향인 시카고는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으며, 미시간주에서 그와 함께 공부한 신학생들은 그를 “가난한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좋은 사람”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소셜미디어에 “교황을 포함해 모든 멋진 것들이 시카고에서 나온다”며 그를 환영했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2년 후인 2027년 한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레오 14세의 방문은 교황의 4번째 방한이 된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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