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층·서민층 악용
▶ 연체시 ‘수수료 폭탄’
▶ “소비압박 위험 신호”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생필품을 사는 데 ‘선구매·후결제’(Buy Now Pay Later·BNPL)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선구매·후결제 서비스는 신용카드 서비스와 달리 구매자의 신용도와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결제 제도다.
경제 매체 렌딩트리가 지난달 2∼3일 전국 성인 소비자 2,0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식료품 구매 때 선구매·후결제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4%만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용 경험자 중 41%는 결제를 연체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선 이 비중이 34%였다.
렌딩트리는 이같은 이용율과 연체율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선구매·후결제가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자칫 과소비를 조장하고 재정 파탄을 불러올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같은 수치 증가는 일부 소비자들이 불확실한 경제의 압박 아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물가와 고금리, 관세 우려 속에 식료품과 같은 생필품을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CNBC는 분석했다. 렌딩트리 매트 슐츠 수석 애널리스트는 “많은 사람이 가계 예산을 늘리는 방법을 찾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문제이고 금리도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매업계는 경기가 갈수록 침체의 길로 빠져들면서 더 많은 미국인들이 무분별하게 선구매·후결제를 악용할수 있다고 우려한다.
선구매·후결제는 신용 점수를 고려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매력 포인트이기 때문에 특히 젊은 세대와 서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최근 수년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핀테크 업체들이 간단한 신용 조회만을 시행하며, 신용 카드 회사와는 달리 대출 및 결제 내역을 신용조사 기관에 보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레딧이 나쁜 소비자들의 경우 특히 선구매·후결제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BNPL 방식이 과소비를 부추기면서 결국 부채의 덫에 빠뜨리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연구에 따르면 BNPL 방식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신용카드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소비하며, 충동구매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통산 4회에 걸쳐 무이자 할부 상환 기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연체료와 이자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부에나팍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대학교 자녀가 최근 이같은 방식으로 1,000달러 이상 각종 물건을 구매한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BNPL 업체들이 젊은이들에게 무분별한 소비를 조장하는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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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