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관세전쟁’속 현대차그룹 4위… 시장점유율 상승

2025-05-01 (목)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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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1분기 제조사 순위
▶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역대 최대실적 써내려가

▶ GM·도요타·포드가 ‘탑3’

올해 1분기는 인구 3억4,000만명의 미국 자동차 내수 시장을 놓고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불꽃 튀는 승부를 펼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발효가 임박한 가운데 자동차 가격이 오르기 전에 판매량을 늘리려는 자동차 업체들과 구매 시기를 앞당기려는 소비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실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판매 1위 자리를 수성하려는 선두업체와 상위권으로 진입하려는 후발 주자들 간의 샅바싸움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에는 1위부터 4위까지 순위가 굳건하게 유지됐다. 제네럴모터스(GM)가 69만3,363대를 판매하며 1위를 수성했고, 도요타는 57만269대로 2위, 포드는 49만8,480대로 3위를 지켰다. 현대차그룹은 41만9,912대를 판매하면서 포드를 맹추격했다.
(도표 참조)
‘관세전쟁’속 현대차그룹 4위… 시장점유율 상승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3개 브랜드 모두 눈부신 판매고를 기록하며 ‘K-자동차’의 위상을 높였다.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 미국시장 판매는 현대차가 20만3,554대로 1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가 증가했다. 싼타페를 비롯해 투싼, 팰리세이드, 아이오닉5가 1분기 총 판매량 신기록이란 이정표를 세웠다. 전기차 판매량은 38% 증가했고, 하이브리드(HEV) 차량 판매는 68%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아의 총 판매량은 19만8,850대로 전년 대비 10.7%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올 뉴 K4 스포티 컴팩트 세단도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제네시스의 경우 1분기에 1만7,508대로 전년 동기 무려 19% 증가했으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으로 인해 앞으로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고 소비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가격이 최소 5,000달러에서 최대 1만달러까지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3일부터 자동차 수입관세를 발효 중이며, 오는 5월 3일부터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부과를 앞두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강력 반발에 지난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부품 관세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관세 부과 전에 들어온 재고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6월 이후부터는 자동차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동차 가격 인상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미국과 캐나다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180만대 감소하고 향후 10년 동안 정체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 순위 4위의 위치를 견고히 하고 관세전쟁 파고에서 살아남으려면 모델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 세분화하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주요 세그먼트에서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려야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현대차는 경쟁사와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강화하고 한편 관세 적용을 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12일 1위 판매업체인 GM과 생산부터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거쳐 동맹 관계 구축을 천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24일에는 백악관에서 루이지애나 제철소와 조지아주 새 공장 등 향후 4년간 210억달러 규모의 추가 신규 투자를 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전체 판매량 5위를 기록했던 스탤란티스는 29만3,225대를 판매하며 6위로 내려앉았고 그 자리를 35만1,577대를 판매한 혼다가 차지했다. 테슬라는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호감 논란이 겹치며 13만8,867대를 판매, 전년 대비 0.9% 하락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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