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에나팍 LA한인타운처럼 될까?

2025-04-22 (화) 12:00:00 문태기 OC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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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가든그로브 코리아타운은 한인 1세들이 피와 땀으로 일구어 놓은 OC한인커뮤니티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오렌지카운티로 온 초기 70-80년대 한인 이민자들의 대부분은 가든그로브에 짐을 풀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도시에 한인들은 첫 코리아타운을 조성했다.

그 이후 한인들은 학군이나 보다 나은 주거지를 찾아서 OC북부 풀러튼, 부에나팍, 남부 어바인 등의 도시들로 흩어졌다. 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이후 이민 온 한인들은 가든그로브를 거치지 않고 곧장 북부 또는 남부에 있는 도시들에 터전을 잡았다.

그 당시 이 같은 도시들에는 한인 마트와 식당, 약국, 병원 등 자체적으로 한인 상권이 형성되어 있어서 한인들이 생활하기에 큰 불편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도 비교적 양호해서 각광을 받았다.


이중에서 미주 최대의 한인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LA와 가까운 OC북부 지역의 풀러튼과 부에나팍, 라하브라, 라 미라다, 브레아 등의 도시들에 한인 인구의 유입이 지난 10여 년동안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부에나팍 비치와 멜번을 중심으로 대규모 한인 상권이 형성되면서 인구 증가는 가속화 되었다. 더욱이 한인 1세들이 은퇴 연령에 접어들면서 거주하고 있던 집을 정리하고 생활하기 편하고 안전한 이 곳으로 몰려들었다.

한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부에나팍과 풀러튼 지역에 한인 비즈니스들도 활성화 되면서 경제력도 막강해 졌다. 한인 투자가들이 비치가와 인근에 있는 부동산을 계속해서 매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대부분의 한인 업체들은 풀러튼이나 부에나팍에 지점을 두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이와 아울러 풀러튼과 부에나팍의 한인 정치력도 막강해졌다. 프레드 정 풀러튼 시장, 조이스 안 부에나팍 시장이 활동하고 있다. 정 시장은 OC수퍼바이저 제4지구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로 향후 이곳에서 한인 연방하원의원, 가주 상하원 의원 등이 배출될 가능성이 그 어느 구역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이 한인사회의 정치, 경제적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부에나팍 비치길 일부가 ‘코리아타운’으로 지난 2023년 명명되면서 거리에 표지판도 달게 되었다. 조이스 안 부에나팍 시장이 가든그로브에 이어서 부에나팍에 ‘코리아타운’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부에나팍 비치가 인근 5번 프리웨이에 ‘코리아타운’을 알리는 대형 표지판 세우는 플랜이 진행 중이다.

이와아울러 몇년전 풀러튼 힐크레스트 공원 입구에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를 건립해 미 전역뿐만아니라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조이스 안 시장의 주도로 ‘우정의 공원’(Frendship Park)에 한국정자와 정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시는 약 18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서 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아직 시의회의 최종 승인은 나지 않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한인 2세와 타 민족들이 한국 전통 문화를 보다 더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부에나팍, 풀러튼 지역은 남가주 그 어느 지역 한인 사회보다도 활기차고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실은 부에나팍 코리아타운으로 타 민족과 한인 2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곳에 오면 LA코리아타운처럼 한국의 정서, 문화와 음식 등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약2년전 상징적으로 ‘코리아타운’으로 명명되었지만 변한 것은 현재 별로 없다. 이제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갈 길이 먼 것 같다. 부에나팍, 풀러튼 일대가 LA코리아타운처럼 발전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문태기 OC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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