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스의 현장] 한인 암 사망 통계와 건강 경보

2025-04-15 (화) 12:00:00 한형석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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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질병통제센터(CDC)의 자료에서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암으로 사망한 한인이 총 1,99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서 하루 평균 5명 이상의 한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의미다.

암은 오랜 기간 한인 사망 원인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데다 증가세를 유지 중으로 나타났다. 2018년 1,772명, 2019년 1,805명, 2020년 1,845명, 2021년 1,908명 등으로 계속 늘어났는데, 2018년과 비교하면 5년 간 12.8% 증가한 셈이다.

암은 한국에서도 사망원인 1위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인구 10만 명당 166.7명이 사망해 가장 많았다. 이어 심장질환(64.8명), 폐렴(57.5명) 등 순이었다. 암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3년 이후 2023년까지 41년째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2023년의 166.7명은 2022년 대비 2.5%(4.1명) 증가한 수치였다. 또 한국에서 2022년 암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953.0명으로 전년(1876.0명)보다 77.0명 증가했다. 2007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암 문제는, 조기 진단의 중요성,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 부족, 식습관과 생활 습관 등 다층적인 원인이 얽혀 있다. 특히 많은 한인들이 문화적 배경이나 언어 장벽, 경제적 이유, 또는 단순한 무관심 등으로 인해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거나, 초기 증상을 ‘참을 수 있는 일’로 여겨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암은 대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발병하며, 생활 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흡연, 음주, 불균형한 식습관,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모두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각 개인의 ‘경계심’이 중요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암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한인 사회처럼 가족 중심적 문화가 강한 집단에서는 한 사람의 암 진단이 가족 전체에 심리적·경제적 파장을 일으킨다.

암 예방을 위해 정기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많은 이들이 강조하고 있다. 많은 한인들이 늦기 전에 검진을 받고, 생활 습관을 점검하며 미래의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최소한의 준비를 하길 바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을 조기에 발견·치료할 경우 3분의 1은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지난 2023년 미국내 한인 암 사망 1위는 여전히 폐암 및 기관지암이었고, 대장암 및 항문암이 두번째로 많았다. 폐암 및 기관지암으로 사망한 한인은 388명, 대장암 및 항문암이 216명이었다. 이어 3위부터 간암 및 담관암 197명, 췌장암 196명, 위암 165명, 림프암 및 혈액암 134명, 유방암 119명, 뇌암 및 중추신경계암 55명, 난소암 50명, 방광암 48명 등의 순으로 10대 한인 사망 암 순위에 올랐다. 2023년 기준 한국에서도 폐암 사망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간암과 대장암, 췌장암, 위암이 뒤따랐다.

2023년의 암 사망 통계는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개인에게 보내는 중요한 신호로 읽혀야 한다고 한 전문가는 말하기도 했다. 더 많은 이들이 이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내 건강이 곧 가족의 건강이라는 인식을 다지고 지금부터 건강한 삶을 위한 행동에 나서기를 바란다.

한편, CDC는 1위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폐암 사망자의 최소 80%, 최대 90% 정도가 흡연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하고, 이 외에는 유해물질, 유전적 요인(가족력) 등을 폐암 유발 요인으로 꼽았다.

<한형석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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