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난민 수용명령 즉각 이행하라”...시애틀 연방법원 “18일까지 이행 계획도 제출하라”명령

2025-04-14 (월) 12: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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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난민 수용명령 즉각 이행하라”...시애틀 연방법원 “18일까지 이행 계획도 제출하라”명령
시애틀 연방법원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난민 수용 재개 명령을 즉각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월 조건부 승인된 난민들의 미국 입국을 재개하라는 예비 금지 명령에 행정부가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애틀 연방법원 자말 화이트헤드 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2025년 1월 20일 이전 미국 국토안보부(USCIS)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은 난민들에 대한 입국 및 재정착 지원 중단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화이트헤드 판사는 행정부가 그동안 “명령 이행에 실질적 진전을 보이지 않았으며, 협약을 재개하는 척하면서 곧바로 다시 중단하는 등 ‘기만적인 행위’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행정부와 원고 측이 오는 4월 18일 오후 2시까지 구체적인 이행 계획과 마감일을 담은 공동 문서를 제출할 것도 명령했다. 각 측은 문서 분량을 4,200단어 이내로 제한하며, 이견이 있는 항목도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20일 취임 직후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미국의 난민 수용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시켰다.
해당 명령은 “난민 입국은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문구를 담고 있으며, 이후 재정착 기관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도 중단됐다.
이로 인해 전쟁이나 박해를 피해 미국 입국을 앞두고 있던 수천 명의 난민들이 비행기 티켓까지 갖고 있었음에도 입국이 막혀 현지에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원고 측을 대리한 국제난민지원프로젝트(IRAP)의 담당자인 메건 하우프트만은 이번 판결에 대해 “정부가 그동안 보여온 명령 불이행과 노골적인 반항은 난민들과 재정착 기관에 매일같이 심각한 피해를 안겨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원의 이번 결정은 미국 난민 수용 프로그램(USRAP)을 회복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며 “의회가 의도한 대로 위험에 처한 난민들에게 생명의 통로를 다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교회세계봉사단(Church World Service), ▲히브리 이민자구호협회(HIAS), ▲루터란 커뮤니티 서비스 노스웨스트(LCSNW) 등 난민 재정착을 지원해온 단체들과 입국이 중단된 난민 9명이 공동으로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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