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스 부통령, 지난달 현지 방문해 덴마크 ‘안보 구멍’ 비난
▶ 현지 사령관, 직원들 여론 의식해 “우리 입장 아냐” 선긋기
JD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그린란드를 방문해 노골적으로 편입 야욕을 드러냈던 것과 관련해 현지 미군 사령관이 소신발언을 했다가 전격 해임됐다.
11일 AFP, DPA 통신에 따르면 미 우주군은 전날 성명에서 수재나 마이어 대령을 피투피크 우주기지 사령관에서 해임한다고 밝혔다.
해임 사유는 마이어 대령이 리더십 역량에서 신임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군 사령관들은 "특히 그들의 임무 수행에 있어서 정치적으로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과 관련해 가장 높은 수준의 행동 기준을 준수하도록 요구받는다"고 덧붙였다.
마이어 대령의 후임으로는 숀 리 대령이 임명됐다.
마이어 대령은 지난해 7월부터 피투피크 기지의 사령관을 맡아왔다.
그는 지난 달 밴스 부통령이 피투피크 기지를 방문해서 한 발언에 비판적인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은 당시 피투피크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덴마크가 자치령인 그린란드 안보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맹비난하며 노골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편입 야욕을 드러냈다.

밴스 부통령[로이터]
미 군사 매체 '밀리터리 닷컴'에 따르면 마이어 대령은 밴스 부통령 방문 이후인 지난 달 31일 피투피크 기지의 모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내가 감히 지금의 정치를 이해한다고 하진 않겠지만, 내가 아는 것은 밴스 부통령이 지난 금요일에 말한 미국 행정부의 우려들은 피투피크 우주기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덴마크가 그린란드의 안보를 방치하고 있다는 밴스 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밀리터리 닷컴은 마이어 대령이 피투피크 기지에서 미군과 함께 일하고 있는 덴마크, 그린란드, 캐나다 등 외국인 직원들의 여론을 의식해 이러한 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마이어 대령은 메일을 보낸 지 채 2주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미 국방부의 숀 파넬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엑스에 마이어 대령 해임 소식을 전하면서 "지휘 계통을 해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전복시키려는 행동들은 국방부에서 관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