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치부터 자동차까지… 한국산 제품 다 오른다”

2025-04-04 (금)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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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관세’ 부과 후폭풍
▶ 한인 경기 ‘급랭’ 우려

▶ 수입업체들 영업 손실↑
▶ “원화 더 약해질 수도”

“김치부터 자동차까지… 한국산 제품 다 오른다”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관세가 붙으면서 한인 무역업체는 물론 한인 경기에도 엄청난 충격이 우려된다. LA 한인타운 수퍼마켓 전경. [박상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일 한국 제품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한인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식료품을 비롯해 각종 공산품과 자동차 등 사실상 모든 품목에 관세가 붙으면서 한국 물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이 엄청난 영업손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라면을 비롯한 한국산 식료품에다 의류, 화장품 등에 줄줄이 관세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가격 상승 및 한인들의 소비 감소로 이어져 가뜩이나 침체된 한인 경제에 더욱 냉기가 돌 것으로 우려된다.

3일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국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한국은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주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을 하고 있는 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관세는 특정 국가에서 수입한 상품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인 만큼 일반적으로 수입업체가 관세를 내기 때문이다.

한인 마켓들도 비상이다. 그동안 한류발 K-푸드의 인기로 라면부터 김치, 과자, 드링크, 주류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기가 주류사회까지 확산되면서 매출에 큰 도움이 됐는데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은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농심과 풀무원 등 일부 기업이 미국에서 라면과 두부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절대 다수의 한국산 제품은 여전히 한국에서 수입된다.

관세 충격은 한국산 식품 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전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 경제가 악화되면 이는 원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 1,600원대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한국 농식품 수입액은 15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억8,000만달러(21%) 늘었다. 한국으로부터의 농식품 수입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라면이 가장 많으며 혼합조제 식료품, 기타 음료, 기타 베이커리제품, 김치 등의 수입이 많은 상황이다.

정병모 세계한인무역협회 LA지회(옥타LA) 회장은 “한국에서 의류나 엑세서리, K뷰티 화장품 등을 수입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 관세부과가 한인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며 “유통기한이 있는 식품 수입의 경우 즉각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고추장과 라면, 된장 등의 식료품이 최대 3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최악의 경우 영세업체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이번 상호관세 부과로 미국 경제가 영영 헤어나올 수 없는 협곡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관세부과로 인한 불확실성이 점증하며 기업들이 경영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더는 지갑을 열지 않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소매업연맹은 성명을 통해 “(관세가) 기업과 소비자에게 더 많은 불안과 불확실성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호관세는 소비자 물가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예일대학교의 예산 연구소에 따르면 상호관세가 시행되고, 다른 국가들이 이에 대해 보복 관세를 물리지 않을 경우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약 1.7%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보복관세가 있을 경우엔 증가폭은 2.1%포인트로 커질 수 있다. 예일대는 “가구당 연 평균 2,700~3,400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소비자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57.0으로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LA 한인타운에서 스몰 비즈니스를 하는 한 한인은 “코로나19에 한인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후 LA 한인타운의 경기가 최악인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전방위 과세로 가격이 올라가면 트럼프 임기 4년간은 신발부터 옷, 외식, 신차 매입 등 모든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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